{VOD:1}스마트 기기 사용이 보편화됐지만 노년 세대에게 여전히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노년에도 젊은이들 못지않게 스마트 기기를 활용해 대중과 소통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안동교회 유경재 원로목사와 홍익교회 김태복 원로목사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교회 길을묻다''란 제목으로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한국 교회 원로들을 만나 그들이 걸어온 삶을 들어보는 프로그램으로 인터뷰 구성은 김태복 목사가, 녹음과 제작의 전 과정은 유경재 목사가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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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진행된 11회 방송 녹음은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진행됐다. 두 원로 목사가 찾은 곳은 민주화운동의 산증인 박형규 원로목사의 집.
짧은 인사를 마친 뒤 유경재 목사가 가방에서 녹음 장비를 꺼내고, 이어 대담이 진행됐다.
박형규 목사의 어린시절 추억부터 시작해 민주화운동의 역사, 오늘날 그리스도인을 향한 당부까지 인터뷰는 1시간 30분 동안 이어졌다.
"반민주적인 나라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 드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박형규 목사는 "오늘날 민주주의를 이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했는가? 이런 희생을 거쳐서 이루어진 민주주의라는 사실을 우리 국민들이 알아야 하고 깨달아야한다"고 말했다.
오랜기간 알고 지낸 익숙한 관계이기에 독재정권 시절 겪은 고통의 기억도 큰 웃음을 섞어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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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끝난뒤 유경재 목사는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았다. 녹음된 대화 내용을 편집하기 위해서다.
녹음된 음성 파일에 음악을 입히고 재생버튼을 누르자 방송 시작을 알리는 유경재 목사의 음성이 흘러나온다. "평생 목사로서 봉사하다가 은퇴한 분들의 삶의 얘기를 듣는 얘기마당 한국교회 길을묻다 11번째 시간을 시작하겠습니다."
유 목사는 인터뷰 방송 외에도 매주 10분 분량의 팟케스트 설교 방송도 내보내고 있다.
유 목사는 "태블릿PC를 갖게 돼 이것저것 살펴보다 보니 설교 앱들이 꽤 많이 있는 것을 알았다"면서 "아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하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뒤져서 살펴보다가 방송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주로 듣는 팟케스트 방송에 원로목사가 열정을 갖고 참여하는 이유를 물어봤다.
유 목사는 "옛날 것이 지금 남아있다면 우리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텐데 아쉽게도 그런 것들이 사라져버리고 없는 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지금 사람들의 기록을 남겨두면 후에 오는 사람들에게 좋은 역사자료가 되겠다 생각이 들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들이 지나간 역사의 교훈마저 잊어버릴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대 간 소통마저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이지만, 유경재 목사는 젊은 세대의 문화 속으로 뛰어들어 함께 소통하며 역사의 가치를 일깨우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