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 음식 먹어도 될까요?

- +

먹을거리는 하나님 주신 것이니 즐겁게 먹자. 대신 비판은 하지 말자
우리 사회에서 제사 문제로 갈등을 빚는 또 하나의 요소는 음식 문제입니다. 특히 보수적 기독교인들에게 문제가 됩니다. 제사 때 사용한 음식을 먹는 것은 무언가 꺼림칙하다는 느낌을 떨치기 쉽지 않습니다. 드러내놓고 표현하지 않아서 그렇지 대개 제사 음식을 받을 때 내심 찜찜한 것이 사실입니다. 제사 음식을 먹어도 될까요?

초대교회에도 우리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롬 14-15장, 고전 8장) 이교의 문화에서 이방 종교의 제사에 드려졌던 음식을 먹느냐 먹지 않느냐는 심각한 고민거리였습니다. 그러므로 이 음식을 먹을 것인가를 두고 많이 다투었습니다. 자유롭게 음식을 먹는가 하면, 반대편에서는 우상에게 바친 음식은 우상의 것이므로 먹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바울은 음식에 관한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만물이 하나님에게서 왔으므로 그 모든 것은 선합니다.(고전 8:6; 딤전4:4) 제사 음식도 다를 바 없습니다. 하늘과 땅에 소위 신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많이 있지만, 그것은 무에 지나지 않으니(고전 8:5) 그것들에게 바쳐진 음식은 한갓 음식에 불과합니다. 그러기에 선한 하나님이 내어주신 모든 음식은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습니다.(딤전 4:4) 우리는 제사 음식에 대해서도 자유로울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음식은 선하지만, 거룩과 무관합니다.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경건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바리새인들이 정결법과 안식일 규정을 철저히 준수했지만, 외양과 달리 그들의 내면은 결코 정결하지도, 안식을 누리지도 못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되겠습니다.

경건에 이르는 길을 바울은 말씀과 기도, 야고보는 고아와 과부를 돌아보고 자신을 지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마음, 곧 좋은 나무가 되어야 경건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이 세상에는 그 자체로 속된 것은 없습니다. 다만, 부정하게 여기는 그 사람에게만 부정합니다.(롬 14:14) 그러므로 기억하십시오. 음식이 아니라 마음이 문제입니다. 그저 감사함으로 알맞게 드시고, 지금도 굶주리는 이웃들을 돌아볼 마음이 있으면 족합니다.

하지만 굳이 그리스도인들이 제사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느냐고 항변할 분도 있을 것입니다. 바울은 분명합니다. 제사 음식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먹는 신자를 보고 근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먹지 말라고 합니다. 경건이 음식과 관련이 없다면, 그로 인해 낙담하는 신자가 있다면, 구태여 먹을 필요가 있을까요?

''''음식이 우리를 하나님께로 가까이 나가게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안 먹었다고 해서 손해될 것도 없고 먹었다고 해서 더 이로울 것도 없습니다.''''(고전 8:8, 공동) 음식으로 인해 다른 신자의 마음을 상하게 할 필요가 없으며, 신자 간에 갈등을 빚을 필요도 없으며, 더군다나 자기 믿음 강함을 자랑할 일이 아니라면 절제해야 합니다. 개인 믿음 보다 공동체의 덕이 우선합니다.

어떠한 음식도 선합니다. 즐겁게 드십시오. 그러나 음식 문제로 비판하지 마십시오. 아무래도 음식 맛이 덜해 질 것입니다. 음식보다 주 안에 한 가족이 된 이가 더 소중합니다. 신자들끼리 다툴 일이 어디에 있습니까. ''''만일 서로 물고 먹으면 피차 멸망할까 조심하라.''''(갈 5:15) 음식이 아니라 같은 신자를 먹어서는 안 되겠지요?

김기현 / 부산 수정로침례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