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신학자 한스 큉의 저서 ''교회''(한들출판사/한스 큉 지음, 정지련 옮김 )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돼 신학계와 교계에 관심을 끌고 있다.
그의 교회론 사상의 절정을 이루고 있는 ''교회''는 교회의 근원과 본질, 그리고 제도 문제를 성서적이며 역사적으로 개괄하고 있다. 특히 한스 큉의 교회론이 세계 교회의 주목을 받은 것은 교황무오설에 대한 비판 때문이다. 교황무오설에 대한 그의 비판은 교황제도 자체에 대한 비판으로 이이어졌고 이것은 교회의 근원에 대한 문제, 교회의 본질 문제, 표지 문제 등에 맞춰져 있다.
교황의 지명을 받아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공식 신학자문위원으로 활동하던 중에 교황무오설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면서 바티칸으로부터 교회 교사권을 박탈당하기도 했던 한스 큉의 저서 ''교회''는 가톨릭에만 얽매여였지 않고 개신교와 대화를 통해 오히려 개신교에 가깝게 접근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 책은 한스 큉이 교수직을 박탈하기 12년 전에 출간돼 교황청과의 논쟁을 촉발시킨 화제의 책이기도 하다.
한스 큉은 이 책에서 교회는 예수의 가르침에 의존하고 있지만 부활절 이전의 예수에 의해 직접 설립된 것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밝힌다. 교회는 부활 이전의 예수는 아니지만 부활하신 주님의 부르심에 의해 탄생했다는 것. 또한 교회의 본질은 그리스도의 몸이지만 동시에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라고 주장하며 교회가 그리스도 현존의 신비와 구원의 신비를 내포하고 있음도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나됨과 거룩성, 그리고 가톨릭성과 사도성은 교회의 표지라고 언급한 뒤, 가톨릭성은 특정한 역사적 교파를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라면 끊임없이 자신을 타자에게 개방하는 자세를 의미한다고 지적함으로써 가톨릭성이란 분리해 나간 타 교파를 정죄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말이 아님을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큉은 이 책을 통해 교회제도를 언급하면서 감독 장로 집사 등 신약성서의 교회제도가 역사적 발전과정을 거치면서 처음으로 봉사적 성격을 상실하고 지배적인 계급 체계로 발전해 왔음을 지적하고 있다. 교회제도는 현재의 교황제도가 아니라 만인사제직에 더 가까우며 교회 직무의 다양성은 계급질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상이한 은사에 기인한 것임을 지적함으로써 그는 교회 직무는 다른 성도 및 세계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봉사 직분임을 분명하게 강조한다.
한스 큉은 이 책에서 가톨릭과 개신교 그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교회론을 소개하고 있다. 세계적인 신학자 한스 큉의 저서를 통해 한국교회가 배울 수 있는 것은 형제와의 대화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방법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조건이라는 사실이다. 그의 균형 잡힌 교회론은 한국 교회의 장점인 교회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더욱 깊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