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결산③-아프간 피랍 사건과 선교사역

  • 2007-12-27 10:41

{VOD:1}연말결산③-아프간 피랍 사건과 선교사역세계에서 두 번째로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올해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로 인해 큰 충격을 받았다. 한국교회는 아프간 사태를 하나님이 주신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이고 보다 건강한 선교 사역을 위한 체질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1

 



지난 7월 아프가니스탄에서 들려온 한국인 청년들의 피랍 소식은 한국교회는 물론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피랍자들이 분당 샘물교회 소속 봉사단이란 점이 부각되면서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 방식에 대한 질책의 목소리가 컸다.

교계에서도 해외 선교 전반에 걸친 철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른 종교와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진행하는 공격적인 방식의 선교는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상철 한국선교연구원 원장은 아프간 피랍 사건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많았던 이유에 대해 "그동안 교회가 사회 속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지 못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행하는 전도와 봉사활동에서부터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 원장은 "기독교인들이 그동안 가까운 이웃을 섬기는 방식에 있어서 평소 너무 무례하고 강요하는 사람들로 인식될 만한 점은 없었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교계에서는 분쟁지역에서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 행진을 벌이거나 집회를 갖는 등의 선교방식, 그리고 기독교에 대한 반감이 큰 지역에서 경솔하게 복음을 전하는 행동 등을 지양해야할 선교 행태로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선교라는 용어를 지나치게 남발해 왔다는 지적도 있었다. 짧은 기간 동안 해외에서 진행하는 봉사와 전도활동은 ''선교''로 이름붙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교회들이 관행적으로 사용하는 ''단기선교''라는 말은 그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 선교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승삼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은 "선교를 하려면 현지에서 1년에서 3년까지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고 현지인들과 친구가 돼야 한다."면서 "해외에 나가서 약간의 봉사를 한다고 선교라고 하면 선교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고 말했다.

전호진 한반도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선교전문가)는 "(선교 전문가들 모임에서) 수년 전부터 ''단기선교''라는 용어 대신 ''문화여행''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만일 우리 나라에 여행온 외국인들이 다른 종교를 믿으라고 전하고 다닌다면 좋게 여겨지겠느냐"면서 "선교는 드러나지 않게 이뤄지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2

 



이같은 반성을 토대로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를 비롯한 선교단체들은 선교 사역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선교단체들이 마련한 대책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아프간 피랍 사건에서 부족한 점으로 드러난 ''위기관리 시스템''을 갖춘다는 것이다. KWMA 한정국 총무는 "이미 해외 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위기관리 교육을 실시했다"면서 "선교지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선교단체들이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초기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교단체들이 또 선교 사역에 대한 신용평가를 통해 각 선교단체들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한 총무는 "자질이 부족한 선교사 개인이나 단체는 앞으로 선교 사역에서 퇴출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객관적 지표를 통해 선교단체들을 평가함으로써 각각의 단체가 보다 건강한 사역을 펴나갈 수 있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KWMA는 올해 시범적으로 3개 선교단체에 대해 신용평가를 실시했다. 앞으로는 내용을 보완해 모든 선교단체로 신용평가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선교단체들은 이와 함께 선교사들의 재정적 안정을 도모할 방침이다. 선교사들이 갖는 경제적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선교 사역의 질을 한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해외 선교를 양적으로 늘리는 일에 관심을 집중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한국교회가 아프간의 아픔을 ''하나님이 주신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인다면 앞으로는 양적인 관심과 더불어 국제사회와 국내 비기독교인들도 인정하는 질적으로 건강한 선교 사역에도 보다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