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창극 총리 후보는 문제가 되는 식민사관 발언에 대해 ‘역사에 대한 종교적 인식’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래서 더 논란이 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인데요, 모든 역사의 고난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천수연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모든 인간사에 하나님의 섭리와 간섭이 있다는 것은 기독교인의 신앙고백입니다.
그러나 모든 고난의 역사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있을까.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고난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타인이나 법, 제도 등 외부로부터 오는 고난과 내면적 갈등이나 원인을 알 수 없는 개인적 고난이 있다는 겁니다.
내부적 고난은 ‘인간을 복되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소망할 수 있지만 외부적 힘이나 권력에 의한 고난은 그 자체로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전화인터뷰] 오세택 목사 (두레교회)
"외부로부터 당하는 고통을 '우리가 어떻게 풀면 되겠습니까' 그 때 하나님의 뜻을 물어야되는 거지, 그 자체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그러면 폭력을 조장하는 겁니다."
즉, 문창극 후보자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일본의 식민지배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일본의 탐욕으로 인한 침략행위이자 범죄가 명확하다면서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로 부당한 폭력의 역사를 정당화해선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일본 식민지배로 우리 민족이 깨달은 하나님의 뜻은, 자유와 해방의 가치였다면서, 기독교인들이 항일투쟁에 많이 참여했던 것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한국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이 남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이덕주 교수 (감리교신학대학교)
"목회자들이 ‘아 이건 하나님의 뜻이야’, 자기의 무의식, 자기 생각을 하나님의 생각으로 둔갑을 시켜서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경향이 있어왔어요. 그러면 너무 하나님이 실수를 많이 하시는 분이예요."
목회자들은 한국교회가 고난에 대해 성도들에게 바르게 인식시키는 등 고난을 해석하는 능력이 부재했다면서 고난을 깊게 들여다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CBS 뉴스 천수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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