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세월호 참사 발생 100일을 맞은 진도체육관 모습. 아직도 10명의 실종자들이 있는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는 이들은 먼저 시신을 찾은 희생자 가족들뿐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 아직까지 사랑하는 혈육들을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100일의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
안산 단원고 학생 5명, 인솔 교사 2명, 일반인 3명 등 세월호 참사 실종자 10명이 아직까지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 역시 오매불망 시신 수습 소식을 기다렸지만, 지난 100일의 기다림 속에 가슴이 새까맣게 타버렸다.
▶ 기도하는 것도 지쳤다..."가슴이 썩어버렸다"지난 23일 텅 비다시피한 진도체육관에서 만난 단원고 2학년 허다윤 양의 아버지는 세월호 참사 당일부터 지금까지 진도를 떠나지않고,막내 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안산빛나교회(유재명 담임목사) 교인이기도 한 허 모 집사는 매일 새벽 체육관 뒷산에 올라가 딸을 비롯해 실종자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했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지쳐버렸다.
유아교육에 관심이 많았다던 딸의 사진을 어렵사리 공개한 허 집사는 딸에 대한 그리움으로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허 집사는 “실종자 가족들은 지금 걸어만 다녔지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라며, "가슴이 다 썩어버렸다"고 말했다.
▶ 이제 그만 잊으라는 말 상처..."당사자 였다면 이런 말 할 수 있을 까?"허 집사가 기억하는 딸의 모습은 다소 소심한 성격이었지만 부모에게 걱정 한번 안 끼친 효녀였다. 허 집사는 "아직 시신이 수습되지 않은 단원고 학생 5명 가운데 우리 딸이 있다"며, "어떻게 300명이 넘는 희생자 가운데 아직도 딸이 나오지 않는지..."라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허 집사는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딸에 대한 주변의 왜곡된 시선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기도 했다. 허 집사는 "주변 사람들이 이제는 그만 잊으라는 말을 너무 쉽게 한다"며, "직접 이런 상황에 처해보지 않으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발생 100일을 맞은 허 집사의 마지막 소원은 어떻게든 다윤이를 찾아서 마지막 인사라도 나누고 싶은 것 뿐이다. 허 집사는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100일을 기념해 찾아오고 있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은 오직 딸의 시신을 찾고 싶은 마음 뿐이다"고 말했다.
사진은 세월호 참사 발생 100일을 맞은 진도체육관 모습.
▶ 어버이날 카네이션 처럼 찾아 온 딸.."실종자 부모 마음 알기에 다시 진도로"세월호 참사 22일인 지난 5월 8일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딸에게 마지막 카네이션 선물을 받은 한 아버지는 진도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생활해 오고 있다.
내 자식만 찾은 것이 미안하고, 불면증에 시달려 도저히 일상생활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딸의 장례가 끝나기 무섭게 진도로 내려왔다.
단원고 2학년 고 윤솔 양의 아버지 윤모씨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지난 100일은 정부와 수사당국, 정치권에 이르기까지 어느 곳 하나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세월호특별법 묵살 현실..왜 딸이 죽었는지 진실 규명 해달라는 것일 뿐"윤씨는 이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진상규명과 세월호특별법 제정 요구가 묵살되는 현실에 또 다른 상처를 받고 있다며, 이를 두고 정쟁을 일삼는 정치권에 쓴소리를 날리기도했다.
윤 모씨는 “세월호특별법이라는 것은 우리 딸이 왜 죽었는지 진실규명을 해달라는 것이다"며, "항간에 보상금을 더 받으려고 한다는 시선이 있는데 대해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슬퍼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을 맞아 갑작스레 언론의 관심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거부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윤 씨는 "우리가 동물원 원숭이도 아니고 왜 100일이 돼서야 관심을 갖느냐"며, "왜 유가족들이 가슴 아파하는지 진실을 알려달라"고 항변했다.
세월호 참사 100일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시간은 세월호가 침몰한 4월 16일에 그대로 멈춰있다.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은 참사 100일을 맞아 아들 딸 형제 자매에 대한 그리움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한편, 시간이 흐르면서 늘어가는 무관심과 왜곡된 시선들에 지쳐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