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가로 알려진 정원 목사 비성경적 사상 많아"

  • 2016-01-21 09:45

예장합신 지난해 정원 목사 교류 금지... 헤븐교회 전 부목사 "목회도 이상했다"

[앵커]

영성가로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잘 알려진 정원 목사에 대해 예장합신총회가 교류, 참여 금지를 결정했습니다.

이미 정 목사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수십 권의 책이 신학적 논란 속에 교인들에게 여과없이 전달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정원 목사가 세운 헤븐크리스찬센터 교회에서 사역했던 한 부목사는 교인들에 대한 사생활 통제와 소위 징계를 통해 교인들에 대한 인권유린 등이 있었다며 교회생활의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천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40여권의 영성과 기도에 대한 책을 쓴 정원 목사는 국내에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팔린 책만 50만권에 이를 정돕니다.

2009년 개설한 인터넷 독서 모임 카페에는 평신도 뿐 아니라 목회자들까지 만 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해 정 목사의 책이나 글에 대한 소감을 나누는 등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 목사가 쓴 책의 내용이 보통의 기존 교회들과는 다른 사상을 담고 있다며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예장합신총회 이단대책위원회는 정원 목사가 쓴 예수호흡기도와 대적기도 시리즈 등 10여권을 연구해 지난 해 총회에 보고서를 제출했고, 총회는 이를 바탕으로 참여 교류 금지를 결정했습니다.

예장합신 이대위의 보고서에 따르면 정원 목사는 성도들의 질병이나 문제가 모두 귀신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예수님께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마귀를 쫓는 기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호흡을 통해 성령이 몸으로 들어왔다 나가며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상대방의 영적 기운을 받아들인다고 하는 등 주요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김기동의 귀신론이나 신사도운동과 맥을 같이 하는 주장이라는 게 이대위의 설명입니다.

[인터뷰] 박형택 목사 / 예장합신총회 이단상담소
"마치 내가 성령을 조종하고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에 의해서 성령이 왔다갔다 하는 것으로 그것은 아주 이단적인 위험한 사상이지요."

정원 목사의 책 뿐 아니라 실제 그의 목회에서도 이상한 점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저술활동과 비공개 기도모임 등을 이끌던 정원 목사는 지난 2012년 3월 헤븐크리스챤센터교회를 창립했습니다.

당시 헤븐교회에서 활동하던 한 부목사는 청년들이 식사모임이라도 하려면 반드시 교회 집행부에 허락을 받아야 하는 등 교인들의 행동을 지나치게 통제했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뷰] 헤븐교회 전 부목사
"사모가 누구랑 누구랑 영의 상태가 안좋으니까 밥 먹으면 안돼 그러면 밥 못먹는 거고,
어 걔네 둘 상태 괜찮은 것 같으니까 밥 먹어도 돼 그러면 밥 먹는 거예요. (영의 상태? ) 영의 상태. 누구도 알 수 없는 거예요. 정원 목사와 000 사모만 알 수 있는 거죠."

또 교인들의 영의 기운이 나쁘거나 잘못을 했다며 소위 징계를 내리는데 수개월씩 기도원에 보내 회개를 강요하고, 어린 아이의 경우 체벌을 하기도 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징계가 많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인터뷰] 헤븐교회 전 부목사 사모
"(어린애들 노는 방인데) 언니들이 왜 들어와 물어봤다고 얘가 감히 언니들에게 버릇없이 했다, 얘가 목사 딸이 교만하다 해서 불려가서 드럼채로 손바닥을 맞았는데.."

이같은 논란 속에 당사자인 정원목사는 지난 해 11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그가 남긴 수십권의 책이 별다른 검증 없이 여전히 기독교서점 등을 통해 한국교회에 유통되고 있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예장합신 이대위는 정원목사의 나머지 책들도 연구 분석해 올 가을 정기총회에서 이단규정을 청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BS 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최현 정선택 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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