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에서 숫자 '7'의 배수인 '70'은 완전함과 충만함을 상징한다. 70년이라는 시간동안 지역민들의 곁을 온전하고 충만하게 지켜온 교회가 있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무학교회는 1947년 하왕십리의 한 가정집에서 열린 기도회로 시작돼,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무학교회.
지난 5일 무학교회는 70주년을 기념하는 감사예배를 드리며, 이웃을 위해 흩어지는 교회로의 체질개선을 선언했다.
예배가 끝난 후에는 그동안 무학교회를 거쳐 간 교역자와 교인들을 초대하는 홈커밍데이 행사를 열어 참석자들이 함께 무학교회의 역사를 나누며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고, 김창근 담임목사의 신간 출판기념회도 진행했다.
무학교회 김창근 담임목사는 “오늘의 무학교회가 있기까지 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수고해주셨던 분들께 감사드리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깊은 교제를 하고, 앞으로의 선교를 위해 하나의 연합이자 네트워크로 모여 꿈을 나누는 시간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무학교회는 특별히 이번 70주년이 단발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전 교인이 1년 내내 참여하는 ‘봉사대행진’ 프로그램을 마련해 자발적인 봉사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끌어 가고 있다.
무학교회 내부에 설치 된 '봉사대행진' 참여 현황 온도계.
실제로 교인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나눔과 섬김 활동을 통해 봉사에 나서고 있다.
무학교회 정상열 집사는 “교회 산에서 농사를 짓고, 농사를 지은 작물로 반찬을 만드는 반찬나눔 봉사를 통해 봉사대행진에 참여하고 있다”며, “그동안 해왔던 봉사의 자리를 지키며, 건강히 허락하는 한 봉사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학교회 성도들은 무학교회를 ‘사과나무’라는 말로 함께 부른다. ‘사랑과 나눔의 무학교회’의 줄임말이다. 교회의 사회·복지부는 평소에도 ‘사과나무’ 캠페인의 일환으로 여러 가지 나눔 사역들을 펼쳐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주변의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가정에 반찬을 나누며 안부를 묻는 ‘사도행전(사과나무 도시락으로 행복과 복음을 전하자)’ 사역이다. 2008년 10월부터 시작해 10년째 매주 월요일마다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사도행전’ 반찬 나눔 사역에는 총 25명의 교인들이 함께 하고 있다. 산에서 함께 농사를 지어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월요일 아침마다 교회 식당에서 반찬을 만들고, 거동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배달에 나서는 것까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섬기고 있다.
역할을 나눠 반찬 조리와 포장에 힘쓰는 무학교회 교인들 모습.
이렇게 만들어진 반찬은 주변 130가정에 지원하고 있고, 쌀이 필요한 80가정을 따로 지원하면서 총 210 가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처음 반찬 나눔 사역이 생길 때부터 함께했다는 이기연 집사는 “반찬을 받는 이웃 중에 받으러 오지 않는 분들이 있다”며, “그럴 때는 그분들에게 연락을 해서 안부를 확인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 면에서 이웃들을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반찬 전달 전에 이름과 안부를 확인하는 모습.
무학교회는 교회 교육관 건물에 지역의 교육 소외계층을 위한 지역아동센터도 세워 지역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방과 후 학습을 지도하며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또 봄에는 이주민과 탈북민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열고, 겨울에는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행사를 갖는 등 분기별로 다양한 사역을 진행하며 지역민들을 성실히 섬겨왔다.
무학교회 지역아동센터 내부.
교회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음악회와 청소년 문화 축제, 선교 컨퍼런스 등을 마련해 ‘선교적 교회’로서의 사명을 다할 계획이다.
김창근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을 섬기러 오셨듯이 무학교회도 예수님의 마음으로 이웃과 세상을 품겠다”며, “이 지역 전체가 하나님의 나라를 이룰 수 있는 공의와 사랑과 정의가 있는 지역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힘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지역민들과 함께 70년의 역사를 써 온 무학교회가 앞으로도 진정한 사랑을 선포하며 힘차게 행진해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