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침대와 장난감이 불에 탄 모습.
[앵커]
이번엔 화재로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은 몽골인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드립니다. 도움의 손길이 간절한 이들의 이야기를 이승규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인천 남동구에 있는 한 다가구 주택. 집 안으로 들어가자 마스크를 쓰고 있음에도 화재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화재가 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거실부터 안방, 화장실까지 불에 탄 흔적이 선명합니다.
몽골인 이주노동자 텔뭉씨와 소라씨 부부 집에 불이난 건 지난달 25일.
어렸을 적 텔뭉씨를 키워줬던 할머니가 몽골에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조문을 못 가게 되자, 텔뭉씨와 소라씨 부부는 몽골 전통에 따라 촛불을 켜고 기도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벽에 불이 붙었고, 텔뭉씨 가족이 살던 집은 물론 옆집까지 피해를 입히는 화재가 발생한 겁니다.
텔뭉씨와 소라씨 부부는 12살 큰 아이와 3살 작은 아이를 데리고 겨우 몸만 빠져 나왔고, 옆집에 살던 대학생도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지만,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소라·텔뭉 부부
"불을 끄려고 했는데 안 되니까 죽을만큼 놀랐죠. 가족들 먼저 밖으로 내보내고 옆집부터 4층까지 문을 두드리면서 밖으로 나오세요, 불났어요 해서 밖으로 다 나왔습니다."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은 갈 곳이 막막했지만, 화재 이후부터 지금까지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소라·텔뭉 부부
"소방관분들이 엄청 빨리 왔어요. 5분도 안 돼서 왔어요. 빨리 오지 않았으면 큰 화재 날 뻔 했어요. 소방관분들에게 정말 감사하고요. 주민센터에서도 우리를 많이 도와주셨어요."
이들은 인천 '내일을여는집'의 도움으로 임시 거처를 마련했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화재로 피해를 입은 건물주와 옆집에 살던 대학생의 배상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일하고 있는 텔뭉씨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손해배상금을 감당할 여력이 없습니다. 아내 소라씨 역시 임신 4개월중인데다, 현재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어 돈을 마련할 길이 막막합니다.
인천 '내일을여는집'이 이들의 거처와 손해배상금 마련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준모 목사 / 인천 내일을여는집
"우리 한국교회와 많은 국민들이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면 워낙 긍정적이고 씩씩하기 때문에 금방 재기할 수 있을 거라고 보여지고요..."
이준모 목사는 텔뭉씨와 소라씨 부부가 배상문제를 해결하고, 살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지원과 기도를 간절히 부탁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최현 영상 편집 두민아
후원계좌
농협 301-0025-4562-91 (예금주 내일을여는집)
중소기업은행 082-118326-04-010 (예금주 와일드플라우워글로벌유스)
문의 032-556-8004 인천내일을여는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