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김성한 대표 "메노나이트가 추구하는 평화"

  • 2021-08-27 13:44

메노나이트...재세례파(아나뱁티스트) 운동 중 하나
평화·비폭력·무저항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며 가르쳐
이웃들과 평화롭게 사는 삶 고민하며 평화교육에도 힘써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MCC), 100년 전 결성한 기독교 구호단체
1951년부터 20년간 영남 지역에서 전후복구 사업 진행
1995년부터 현재까지 북한에서 구호 사업 진행중
재세례파, 칼빈과 루터보다 더 급진적인 교회 개혁 추구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이고 실천
더크 윌렘스(Dirk Willems), 아나뱁티스트를 상징하는 인물
탈출 도중 자신을 체포하러 온 간수를 물에서 구해줌
교회는 비폭력 공동체..신약성경 '평화' 99번 이상 등장
한국교회, 분단 트라우마 극복하고 평화 미래로 나가야

메노나이트는 재세례파, 아나뱁티스트 운동의 여러 그룹 중 하나입니다.

메노나이트 교인들은
예수 그리스도가 말씀하신 산상수훈의 가르침에 따라
평화,비폭력,무저항의 가치를 매우 소중히 여기며
이웃과 평화롭게 사는 삶을 추구합니다.

특히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반도에서
교회가 이웃들과 어떻게 평화로운 삶을 살 것인지
늘 고민하며평화교육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 동북아시아지부김성한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방송 : CBS TV <파워인터뷰> 8월 24일(화) 14:10 / 8월 27일(금) 11:40
■ 출연 : 김성한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 동북아시아 지부 대표. 평화교육가)
■ 진행 : 고석표 기자
■ 녹화 : 8월 5일 오전 11시 (강원도 춘천 예수마음교회)


◇ 고석표 기자 : 대표님 안녕하세요?

◆ 김성한 대표 : 안녕하세요?

◇ 고석표 기자 : 대표님께서는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 동북아시아지부 대표를 맡고 계신데요. 명칭이 길긴 한데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는 어떤 단체인지 소개가 필요할 것 같아요. 어떤 단체인지 소개해 주시죠.

◆ 김성한 대표 : 네, 이름이 굉장히 이상하죠.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 영어로는 Mennonite Central Committee라고 돼 있고요. 이름을 갖게 된 이유가 독특합니다. 100년 전쯤에 지금의 러시아 우크라이나 지역에 메노나이트 살고 있었는데 거기 기근이 발생했고요. 심각한 전염병도 돌고 그래서 거기에 있는 사람들 돕기 위해서 미국과 캐나다에 있던 아나뱁티스트 메노나이트 사람들이 구호 단체를 결성한 거죠.

◇ 고석표 기자 : 아, 구호 단체인거네요.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 동북아시아 지부 김성한 대표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한국교회가 비폭력,평화,무저항의 정신을 실천해야 한다"면서 "특히 한반도 분단 상황에서 한국교회는 분단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평화 미래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카메라 기자

 


◆ 김성한 대표 : 네, 그래서 아나뱁티스트 메노나이트도 생소하시겠지만 그 안에 들어가면 조금씩 다른 그룹들이 여럿 있거든요. 이 사람들이 너랑 나랑 이건 좀 다르지만 우리가 남을 돕고 섬기는 일은 같이 하자, 그래서 만들어진 위원회인 거죠. 중앙위원회 구호를 위해서 만들어진 위원회. 작년 저희가 100주년을 기념했습니다.

그래서 아주 짧게 말씀드리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구호 개발 평화를 위해 일하고 있는 100년 된 기독교 구호단체 이렇게 말씀드리면 제일 쉬운 설명이 될 것 같고요.

메노나이트 직업 중고등학교(남한 1954-1971)

 


또 한국과 관련 있습니다. 당연히 제가 여기도 있지만 1951년부터 71년 동안 남한에서 한국전쟁 기간이었죠. 51년이니까 그때 MCC가 남한에 와서 주로 대구 경산 부산지역에서 전후복구 재건사업 구호사업을 진행했었습니다. 20년 가까이 일했었고요.

1954년 당시 경산 메노나이트 직업학교

 


74명 정도 자원봉사자들이 와서 이제 굉장히 다양한 영역에서 일들을 하다가 한국에 남한에서 철수를 했던 거죠. 그리고 1995년부터 북한이 이제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게 되거든요. 공식적으로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그러면서 MCC도 95년부터 북한에서 사업을 지금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공교롭게 MCC란 단체는 남한에서도 일했었고 또 북한에서고 일하고 있고 동북아 사무실은 춘천, 남한에 있는 그런 상황이죠.

◇ 고석표 기자 : 메노나이트는 아나뱁티스트 재세례파라고 하죠?

◆ 김성한 대표 : 맞습니다.

◇ 고석표 기자 : 그 운동이 여러 그룹들 중에 하나로 알고 있는데요. 특별히 아나뱁티스트가 추구하는 어떤 평화의 가치들 이런 게 있다고 들었는데 좀 더 소개를 해주십시오.

◆ 김성한 대표 : 아나뱁티스트란 말 자체는 다시 세례를 받았다 라는 뜻이고요. 그러니까 이제 세례와 관련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례와 관련된 그룹들이 왜 평화와 관련돼서 얘기가 됐느냐, 16세기 종교 개혁 때 저희 많이 들었던 칼빈이나 루터도 있었지만 그보다 훨씬 더 급진적인 종교개혁을 원했던 그룹이 바로 이 재세례파 아나뱁티스트였고요.

이 사람들은 단지 재세례, 세례에 대한 질문만을 던진 것이 아니라 세례가 유효한 것은 나의 신앙고백이 있을 때다 라는 것의 얘기를 했고 그 세례에 대한 질문은 결국 교회와 국가가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게 되거든요.

그건 사실 AD313년 이후 계속돼 왔던 1000년 이상 존재해왔던 기독교 국가 크리스천덤에 대한 질문을 이 사람들이 하고 있었던 거죠. 그 근본적인 질문이 거기 있었었고, 많은 종교개혁가들 혹은 늘 교회가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마다 갱신을 원했던 사람들이 예수님의 말씀으로 돌아갔던 것처럼 이 사람들 역시 예수님의 말씀 복음 산상수훈을 더 진지하게 우리가 읽어보자.

이렇게 가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저희가 만나는 어려운 구절들이 있거든요. 원수를 사랑하라, 왼뺨 오른뺨 이러면서 이 사람들이 더 예수님 말씀을 문자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우리가 지금의 삶에서 실천해야 되지 않느냐라고 나가게 되니까 결국 원수를 사랑한다면 내가 누군가 죽인다 라는 게 가능할까? 할 수 없는 일인 거죠.

아나뱁티스트의 원수 사랑 정신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는 더크 윌렘스(Dirk Willems) 판화

 


그러니까 어떤 비폭력, 무저항, 혹은 더 평화에 대한 고민, 이렇게 생각들이 결국 더 발전해 나갈 수밖에 없는 거고요. 그래서 아나뱁티스트를 잘 상징해주는 더크 윌렘스 라는 한 인물의 판화가 있습니다. 많이 알려진 얘기인데요. 다른 사람들처럼 이 사람도 감옥에 갇혔고 처형될 위기에 있었는데 운 좋게 탈출할 수 있었죠.

그래서 도망가다가 물이 꽁꽁 얼어붙은 호수를 지나가게 됐는데 이 사람이 지나갔지만 쫓아오던 간수는 얼음이 깨져서 물에 빠지게 됩니다. 그때 더크 윌렘스(Dirk Willems)가 했던 행동은 그냥 도망가는 게 아니라 바로 돌아서서 자기를 쫓아오던 간수를 물에서 건져주는 거였고요.

예상되는 전개 얘기지만 당연히 그 사람은 다시 체포됐고 며칠 뒤에 처형됐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질문 해보게 되는 거죠. 왜 이 사람은 왜 가던 길을 돌아서서 자기를 쫓아오는 사람을 원수를 구해줬을까. 깊숙한 곳에는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야 된다는 것이 아주 깊이 내면화 돼 있었고 그것이 자신이 망설임도 없이 바로 행동하게 됐던 이런 것이 아나뱁티스트들이 가졌던 말씀대로 순종하는 삶이었고 그것이 평화에 대한 실천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고석표 기자 : 그런 맥락에서 평화교육가로도 특별히 우리 사회에서 평화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이유 때문인지요.

◆ 김성한 대표 : 제가 강의할 때 말씀드리는 예화인데요. 지금은 다 기차 시스템이 KTX ITX로 바뀌었지만 어르신들은 많이 기억하실 거예요. 옛날에 제일 좋은 기차, 제일 빠른 기차는 새마을호였고 그 다음이 무궁화호 그 다음에 통일호 그 다음에 가장 느리고 사실 의자도 불편하고 했던 기차가 비둘기호였습니다.

저는 그게 한국 사회가 70년대 80년대 성장해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해왔던 우리 사회 우선순위, 가치의 우선순위였다고 생각하거든요. 경제적인 성장, 잘 사는 것, 이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여겨졌고 인류가 보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화라는 가치는 가장 밑바닥에 있었던 것이죠.

저는 이제 우리가 한 바퀴 세상에 한 바퀴 돌아서 그 질문을 다시 만나고 있다고 생각하고 평화에 대한 질문은 어디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되는 그런 지점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듀크대학교 신학대학원 부설 화해센터(Center for Reconciliation)와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Mennonite Central Committee)가 2019년 공동 주최한 그리스도인 동북아 화해포럼 (Christian Forum for Reconciliation in Northeast Asia)

 


◇ 고석표 기자 : 우리 사회도 평화교육이 필요하지만 특별히 한국교회도 평화교육이 필요하다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떤 측면에서 한국교회에서는 평화교육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 김성한 대표 : 저는 당연히 교회는 비폭력 공동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야말로 폭력에 대해서 아니다 라고 얘기할 수 있는 어떤 사람들로 이미 하나님께서 부르셨고 하나님께서 십자가를 통해서 이루신 일이 바로 우리를 구별된 사람을 부르셨다고 생각하거든요.

신약성경에만 에이레네, 평화라는 말이 99번 이상 등장한다고 얘기하는데 왜 우리는 샬롬 평화 에이레네 이런 말들이 이렇게 낯설게 여기게 됐을까, 이런 지점에서 교회야 말로 비폭력 공동체로 부름 받았다고 생각하고요. 안타까운 건 지금 현실 교회가 그 지점에서 너무나 많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죠.

2018년 4월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벌어지고 있던 그때 타임지가 아주 흥미로운 기사를 냈습니다. 왜 남한의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북한과의 관계가 편안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가. 정확하게 두 기자가 글을 썼는데 정확하게 한국 기독교가 성장하는 동안 민족주의와 반공주의라는 주변사회의 도움 가운데 성장했는데 갑자기 그들이 공적으로 이야기하던 북한과 관계가 불편해지니까 당황스러워한다, 이게 분석기사였거든요.

더 재미있는 사실은 이용석이란 평화활동가가 쓴 ‘평화는 처음이라’라는 책에 4.27 정상회담 어간에 이용석 씨가 록히드마틴사의 주가를 쭉 추적해봅니다. 그랬더니 공교롭게 그 어간부터 급등했던 록히드마틴 주가가 4.27 정상회담 뒤로 폭락합니다.

미국 듀크대학교 신학대학원 부설 화해센터(Center for Reconciliation)와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Mennonite Central Committee)가 2019년 공동 주최한 그리스도인 동북아 화해포럼 (Christian Forum for Reconciliation in Northeast Asia)

 


두 가지 사실을 굉장히 교회가 성찰해야 될 지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전쟁의 위험으로 치닫던 상황이 변하고 있는데 평화로 향해가고 있는데 그걸 유독 불편해하는 두 그룹이 있었다는 얘기인 거죠.

하나는 안타깝게 교회, 하나는 무기상들, 이건 너무 한 게 아닌가 싶고요. 교회는 적어도 적어도 비폭력 공동체로서 그게 너무 어렵다고 느껴지신다면 적어도 교회는 폭력에 대해서 아니다 그건 우리가 선택할 것이 아닙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어야 되지 않나 생각하고요. 예수 믿고 구원받았다는 얘기는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고 이제 그 화해 복음을 받아들이고 화해 직분을 맡은 사람으로 살아가야 하는 부르심까지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한국 교회가 이제 분단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평화로 미래로 어떻게 갈 수 있을지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지금이라도 빨리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1994년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 된 뒤에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구성하게 된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는 얘기인데요. 저는 놀랍게도 그 역할과 책임을 어떤 법조인이나 정치인에게 맡기지 않고 넬슨 만델라가 그 일을 데스먼드 투투 성공회 대주교에게 맡겼거든요.

그런데 한국 교회는 안타깝게 그런 진실과 화해에 대한 역량을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 이 질문을 지금 저는 하고 싶은 거죠. 저는 그 지점에서 그렇지 못하다. 너무 많이 아쉽고 교회는 이제 교회 벽을 넘어서서 이 시대에 우리 아픔을 끌어안고 화해 사람으로까지 자라갈 수 있도록 교회가 그런 역할을 감당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MCC 사명선언문

 


◇ 고석표 기자 : 대표님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 교회 안에 평화에 대한 가치가 널리 확산됐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대표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성한 대표 : 감사합니다.


< 김성한 대표 / 평화교육가 >
아나뱁티스트 메노나이트 성경신학교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
前 한국기독학생회(IVF) 미디어 총무
춘천 예수마음메노나이트 교회 출석 중


[영상제작 : 이정우 정용현 정선택]
[영상편집 :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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