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복음주의권과 에큐메니컬 진영 목회자들이 지난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비선정치, 무속정치를 염려하는 그리스도인 선언'에 나섰다.
복음주의권 원로인 강경민 목사(평화통일연대 상임대표)는 특정 후보의 무속 의존 행태를 바라보며, 성서의 아합과 이세벨을 연상시킨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강경민 목사가 발표한 호소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한국교회 성도님들께 호소합니다. 오늘 우리는 한국교회의 정체성과 복음의 진수를 지키기 위한 엄숙한 마음으로 여기 모였고, 겸비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한국교회 성도님들께 호소합니다.
성서적 입장에서는 정치적 영역과 종교 영역은 하나님의 '일반은총' 영역에 속합니다. 다시 말하면 정치는 정치적 은사가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사명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기 때문에 무조건 정치적 영향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불신자에게도 정치적 영향을 주십니다. 신학에서는 이것을 '일반은총'이라고 일컫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장로이기 때문에 정치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으로 정치적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매우 아픈 한국교회의 과오였습니다.
일반 종교에 대한 성서적 입장을 이해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과제입니다. 오늘날 기독교인의 보편적 입장은 일반 종교까지도 하나님의 섭리 곧 '일반은총'의 영역에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타종교에 대한 존중을 통해 평화적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 하나님께 순종하는 길입니다.
이러한 신학적 이해는 보수적 교회보다 진보적 교회가 주도하는 것이 현상적 진실입니다. 다만 여기서 말하는 타종교는 소위 고등종교를 일컫습니다. 고등 종교란 인류의 상식과 보편적 진리가 공용하는 엄중한 도덕성을 갖춘 종교를 가리킵니다. 불교, 유교, 원불교, 천도교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타종교에 대해 아주 관용적인 진보 교회라고 할지라도 이단이나 무속을 보편적 종교 범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특별히 한국 보수교회는 이단이나 무속에 대해 훨씬 엄중하게 단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단이나 무속은 일반 은총의 영역이 아니고 사단의 세력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매우 음침한 영적 세계라고 성경이 가르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0년 기독교 역사에서 교회는 어떤 경우에도 이단이나 악한 영들의 실체를 타협한 일이 결코 없었습니다.
최근 한국 정치현장에 아합과 이세벨을 연상케 하는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제1야당 대통령 후보 부인의 소위 7시간 대화에서 드러나고 있는 무속 지향성은 백번을 양보해도 교회가 용납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여기에 진보, 보수가 있을 수 없습니다. 최소한 기독교인이라면 국가 정책 결정과정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청와대에 상식을 넘어서는 무속적 영향력의 침투를 용납할 수 없을 것입니다.
복음과 교회의 가장 핵심적인 정체성 사수, 이것이 오늘날 한국교회가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지켜내야 할 중차대한 사명임을 호소하면서 성도님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예수그리스도 이름으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