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중국 베이징에서는 2022년 동계올림픽이 한창입니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세계 평화를 향한 중국의 갈망과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준비되었다는 금번 대회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올림픽을 볼 때 눈에 띠는 것은 '함께 미래로'라는 슬로건입니다. 전 세계가 올림픽 정신의 본질과 보편적 가치인 단합과 우정을 통해 함께 밝은 미래를 추구해 가자는 의미로 받아 들여집니다.
슬로건 대로라면 세계 시민 그 누구도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억압 받지 않고 모두가 평화와 기쁨의 세계가 머지않아 성취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슬로건이 아무리 좋아도 평화를 유지하기에 역부족인 인간의 악한 본성과 세상의 방식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동계올림픽이 진행되는 상황 속에 순간 순간 확인합니다.
실례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여부를 놓고 러시아와 유럽, 그리고 미국이 벌이고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은 자칫 폐막식의 예상치 않은 폭죽이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함께 미래로'라는 슬로건이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세상이 한편은 천사의 얼굴을 하고, 또 다른 한편은 악마의 얼굴로 우리 앞에 그 실체를 드러낸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한 쪽에서는 피부색과 언어, 인종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함께 미래를 평화로 열어 젖히자는 슬로건이 외쳐지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수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피를 흘릴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 속에 내몰려 있다는 것은 너무 간극이 큽니다.
결국 인간의 마음은 아무리 계몽한다고 해도 변하지 않았고, 진정한 평화의 주체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재확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찍이 칼빈은 그의 <기독교강요 제1권>에서 "우리는 우리 속에 있는 악마적 본성을 설득해서 하나님의 선한 일들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아무리 가슴에 와 닿는 슬로건과 공약을 내건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하나님과 복음을 통해 변화되지 않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힘든 현실을 야기 시키는 이중성을 보일 것이 뻔합니다.
전 세계의 시민들이 평안과 기쁨을 누리기를 바라며 진행되고 있는 올림픽이 개최국의 이기적 운영을 통해 망쳐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또 열강들의 긴장을 보면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혼란스러운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면서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머리이신 교회와 크리스천의 사명을 깊이 각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땅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좀 더 효과적으로 이 세상 사람들의 악한 본성을 설득하기 위해 말이 아니라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사랑과 공의와 정의를 실행해 내는 실천력을 가지고 하나님 의 선한 일이 이 세상에 성취되도록 하는 도구가 되어야 하겠다는 각오를 다져봅니다. CBS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