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논평] 변화가 주는 교회에 대한 메시지 - 조주희 목사

  • 2022-04-19 10:29

제가 속한 교단에서 지역과 함께 하자는 의도를 가지고 주제를 정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교단 이야기를 꺼내며 주제를 소개했습니다. 그러자 그중에 지역 활동가인 한 분이 이렇게 입을 뗐습니다. 지역 사회를 위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역 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이분은 위한다는 시혜적 관점보다 함께 한다는 수평적 관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한국교회에 지역 사회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 이전에 우선은 지역 사회와 호흡을 맞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는 코로나에서 벗어나는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걱정되는 것은 교회가 혼란을 겪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코로나 전염병 사태는 일종의 사회 현상입니다.교회가 교회만을 위해 움직이거나 교회의 사회 읽기에 오류가 나타나면 코로나 위기를 넘어서고자 하는 사회적 노력의 큰 틀에서 교회가 제외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것은 교회의 또 한 번의 위기를 자초하는 결과를 빚어낼 수 있습니다.

이런 염려를 벗어버리려면 먼저 제대로 된 사회 읽기를 할 수 있는 역량을 끌어 올려야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 나타나는 현상을 어떻게 분석하느냐는 교회의 포스트 코로나 대응 방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합니다. 첫째는 교회의 사회 읽기 수준을 그동안과 비교해 높여 가는 것입니다.

성경은 분명히 우리에게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리와 양은 악한 것과 선한 것의 대조를 이루는 표현이기도 합니다만 이리는 양의 실력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대상이라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혜와 순결함이 필요합니다.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총력을 다해 교회의 지혜와 순결의 지수를 높여 교회의 사회에 대한 성경적이고도 바른 읽기 실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교회의 소통 구조와 조직 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교회 안팎의 소통 방식을 수직적인 방식에서 수평적인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의 소통 구조와 조직 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교회 안팎의 소통 방식을 수직적인 방식에서 수평적인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는 교회 내부적 역량을 키우는 것입니다. 경영학에서도 요즈음과 같은 변동성이 강력한 세상에서 경영적인 성공을 이루기 위한 방편으로 인적 자원의 세 가지 자본을 중요시합니다. 지적 자본, 정서적 자본, 사회적 자본이 세 가지 자본을 말하는데, 교회는 이런 세 가지 자본을 확보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의 지성과 인재 양성의 약화는 교회의 앞날을 어둡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의 지성이 사회적 지성과 만나 소통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지성보다는 영성이라고 하지만 지성을 담보하지 않는 영성은 무속으로 빠지기 쉽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교회의 소통 구조와 조직 구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먼저 구조상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 안팎의 소통 방식을 수직적인 방식에서 수평적인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직적인 성격을 최소화하고 수평적인 성격을 확대해야 합니다. 수직적 구조는 경직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사회적 재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각 세대와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은 소통 구조는 다변화된 사회 속에서 복음의 설득력을 키우기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구조 또한 수평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명령을 수행하기 위한 민첩한 응답이 필요합니다. 결정에 대한 책임성에 기반한 결정권의 이양과 각 조직의 주체성이 필요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하나님께서 교회의 변화를 위해 주신 또 하나의 기회입니다. 이제 교회가 응답할 차례입니다. CBS 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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