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논평] 눈을 열면 부모와 형제자매, 자녀들이 도처에 있다 - 정종훈 교수

  • 2022-05-09 14:19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어제는 어린이날이었고, 모레는 어버이날입니다. 가정의 달이 되면, 가족과 함께하는 계획과 이벤트를 많이 구상합니다. 어떻게 하면 가족을 기쁘게 하고, 어떻게 하면 더 큰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가족은 하나님께서 맺어주신 우리를 위한 특별한 선물입니다. 우리는 부모의 사랑으로 세상에 태어나 성장했고, 자녀를 통해 보람을 누리며 성숙한 삶의 자리에 이릅니다. 자녀를 키워본 자식은 부모의 깊은 마음을 비로소 헤아리게 되고, 작은 효도라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 대개가 가족을 소중히 여기며, 가족을 위한 일이라면 무슨 일이라도 할 듯이 처신하며 사는 것을 쉽게 발견합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기 가족만 이기적으로 챙기고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남의 자식이야 어찌 되든 말든, 자기 자식만 좋은 학교에 진학하면 되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면 된다는 식입니다. 남의 부모야 어찌 되든 말든, 자기 부모만 호의호식하면 되고, 남 보란 듯이 살면 된다는 식입니다.

이러한 자기 가족 중심의 이기주의는 다른 가족들의 삶을 왜곡하거나 힘들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인 연고주의도 사실상 혈연에 의한 연고주의로부터 출발합니다. 혈연의 가족을 위해서 때로는 학연을, 때로는 지연을, 때로는 종교연까지 도구로 활용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님 예수께서는 자기 가족 중심의 이기적인 생각을 일찌감치 접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께서 복음을 전하고 귀신을 쫓아내던 현장에 어머니와 형제들이 찾아왔을 때입니다. 그분께서는 "누가 나의 어머니이며 누가 나의 형제들이냐"반문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제자들을 가리키며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따라 사는 사람이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다"라고말씀하셨습니다. 더욱이 예수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어머니 마리아를 바라보시며, "어머니, 이제부터 요한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라고 말씀하셨고, 요한에게는 "자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앙 공동체에서 만난 다양한 계층의 교인들이 우리의 가족입니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것이 어려워 이동권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장애인들은 우리의 형제자매입니다.신앙 공동체에서 만난 다양한 계층의 교인들이 우리의 가족입니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것이 어려워 이동권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장애인들은 우리의 형제자매입니다.이렇게 예수께서는 혈연에 매이지 않으셨고, 가족의 지평을 하나님의 자녀들로 확장하여 새롭게 열어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은 혈연의 가족 관계에 머물지 말고, 주님의 가르치심을 따라 가족 관계를 더 확장해나가야 합니다.

신앙 공동체에서 만난 다양한 계층의 교인들이 우리의 가족입니다. 최저 생계비로 힘겹게 사는 이웃들이 우리의 가족입니다. 수령 1인의 독재 아래서 고통 당하는 북한 주민들이 우리 가족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로 내몰리고 있는 인류가 우리의 가족입니다. 홀로 외롭게 사는 노인들은 우리의 부모입니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것이 어려워 이동권을 요구하며 시위하는 장애인들은 우리의 형제자매입니다.

제도 교육의 무한경쟁 속에서 괴물이 되고 있는 학생들은 우리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눈만 열면 확장된 부모와 형제자매, 자녀들을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가르침으로 확장된 가족을 자신의 가족처럼 사랑하며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CBS 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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