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비극'을 '용서'로 ① 진실화해위, 한국전쟁 기독교 탄압 직권조사

  • 2022-06-21 20:31
CBS-진실화해위원회, 기독교인 집단 학살 사건 집중 조명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2주년입니다. 하지만 민족상잔의 상흔은 아직도 곳곳에서 증오와 갈등으로 남아있습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최근 한국전쟁 전후 적대세력에 의한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을 조사하는 가운데 상당수가 기독교 신자라는 이유만으로 집단 학살을 당한 사건에 주목하고 직권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에 CBS는 진실화해위원회와 함께 72년 전 기독교인들의 집단 학살 사건을 집중 취재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까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한국전쟁 전후 기독교탄압 사례에 대한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지리산 빨치산 토벌 기념관 영상 자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한국전쟁 전후 기독교탄압 사례에 대한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사진은 지리산 빨치산 토벌 기념관 영상 자료. 
[앵커]

한국전쟁 72주년을 앞둔 지금 여전히 끝나지 않은 전쟁은 수많은 이들의 증오와 갈등을 숙제처럼 남겨두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전쟁 과정에서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북한 인민군을 비롯한 적대세력에 의해 희생을 당한 이들도 적지 않은 데요.

CBS는 이번 한 주 동안 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역사 앞에 억울한 죽음을 당한 기독교인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시간으로 진실화해위원회가 한국전쟁 당시 기독교인 탄압 사례를 직권조사하기로 했다는 소식으로 시작합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올해로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2년,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조국 해방의 기쁨도 잠시 이념에 의한 분열은 전쟁이라는 민족상잔의 비극적인 역사를 낳고 말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기독교인들은 신본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북한 인민군의 표적이 됐고, 예배당 사용을 두고 대립하면서 반동세력으로 분류돼 숱한 희생자들이 발생했습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지난 해 연구용역을 통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전쟁 전후 기독교인들은 인민군, 지방좌익, 빨치산 등 적대세력에 의해 1,100여 명 넘게 희생됐습니다.

이 수치도 희생자들이 발생한 교회와 교단, 생존 목격자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것이어서 실제 기독교인 희생자는 이 보다 더 광범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이 때문에 적대세력에 의한 민간인 집단 학살 희생자 중 반동세력으로 분류된 기독교 희생자들의 정확한 진상 규명을 위해 직권조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독교인 희생사건은 개별 사건에 대한 구체적 피해 사실 규명과 더불어 역사적이고 전체적인 맥락에 따른 학살 피해 원인과 성격에 대한 정확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섭니다.

[인터뷰] 김광동 상임위원/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이번에 2기 출범하고 신청서를 받아보니 몇 백 건에 이르는 많은 기독교 희생자들이 발견됐고 신청서 내용에 기독교 신자라는 이유만으로 집단 학살을 당했다는 보고서가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직권 조사를 하게 된 것입니다."

지난 2005년에 이어 2020년 12월에 출범한 2기 진실화해위원회는 5명의 조사관을 집중 투입해
한국전쟁 전후 기독교인 희생자들을 집중 조사할 예정입니다.

해당 지자체의 당시 순사자 명부를 비롯해 각종 자료를 조사한 뒤 목격자, 신청인 등 조사를 통해
내년 연말 조사 보고서를 낼 예정입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를 통해 희생의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희생자들에 대해 어떤 예우와 조치를 취할지 권고 하게 됩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또, 직권조사와는 별개로 오는 12월 까지 한국전쟁 당시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 규명 신청을 받을 예정입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최현
영상편집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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