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조성돈 교수 "생명을 살리는 한국 교회가 됩시다"

  • 2022-10-11 10:47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가운데 16년째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는
10년 전부터 세계자살예방의날에 즈음해
생명보듬주일을 정하고 생명을 살리는 일에
교회가 관심을 갖자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올해 생명보듬주일을 맞아
라이프호프 조성돈 대표를 만나
자살예방 활동에 대해 들어봅니다.
 
 
■ 방송 : CBS TV < 파워인터뷰> 9월 13일(화) 18:10 / 9월 19일(월) 12:00
■ 출연 : 조성돈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라이프호프 대표)
■ 진행 : 최경배 기자
 
◇ 최경배 기자 : 교수님 안녕하세요? 
 
◆ 조성돈 교수 : 예, 안녕하세요.
 
◇ 최경배 기자 : 지난 9월 10일은 세계자살예방의 날이었습니다. 한국 교회는 세계자살예방의 날을 즈음해서 해마다 9월 둘째 주일을 생명보듬주일로 정해 지키고 있는데요. 올해는 추석을 고려해서 9월 셋째 주일인 9월 18일 주일을 생명보듬주일로 정했어요. 먼저 생명보듬주일을 정한 취지에 대해서 설명해주시죠. 
 
◆ 조성돈 교수 : 9월 10일, 말씀해주신 대로 세계자살예방의 날입니다. 이날 맞이해서 여러 가지 행사를 하면서 생명문화를 만드는 일을 우리들이 다들 하고 있는데요. 이걸 교회에서도 같이 지켰으면 좋겠다 하는 그런 마음으로 9월 18일, 올해는 9월 18일 날 생명보듬주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올해로 이제 10회째인데요. 이 날 맞이해서 이 하루만이라도 52주 중에 한 주라도 정말 생명을 살리는 이야기를 교회에서 해주셨으면 좋겠고 그리고 특히 청소년들에게도 이런 경각심도 심어주고 생각도 만들어주는 그런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 생명보듬주일을 특별히 정해서 한국 교회가 함께 지키고 있습니다. 
 
◇ 최경배 기자 : 우리나라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한다는 건 많은 분들이 다 알고 있을 텐데요. 그 이후 상황이 궁금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도 지나왔고 또 그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이 자살률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어떤지 궁금하네요. 
 
◆ 조성돈 교수 :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 자살률로 1위 한지는 벌써 16년 넘어가고 있습니다. 중간에 약간 한번 2등한 적이 있는데 그 외에는 계속 지키고 있고, 워낙 높기 때문에 그 유지가 계속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 때 우리가 많은 생각, 많이들 생각하시기를 자살이 많이들 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건상 그렇습니다. 그렇죠. 코로나블루 그래서 코로나 우울증도 있었고 실질적으로 이런 걸 예방해야 될 복지관이나 상담소나 이런 데들이 그 기능을 다 못했거든요. 어떻게 보면 요인은 많이 증가를 했고 거기를 막을 수 있는 기관들은 어려움을 당했고 그래서 실질적으로 상담 전화는 3배 이상 증가해서 요즘은 4배까지 간다고 그러는데 정말 특이한 사항인데 그건 뭐냐하면 이 기간에 자살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를 코로나 블루도 있고 여건도 그렇기 때문에 늘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특히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당했기 때문에 경제적 이유 때문에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생각하는 건 뭐냐하면 이게 그냥 줄어들고 끝나는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다 라고 보는 거죠. 예를 들어서 지금 코로나 상황이 되다 보니까 서로 '살아야겠다' 이런 마음들이 있으니까 사회적 긴장도가 있으니까 그게 줄어들게 된 한 요인이 되고, 또 하나는 경제적 지원이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 때문에 아마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고. 오히려 앞으로 한 2, 3년 정도 이 미루어졌던 자살, 제가 이름을 붙이긴 '유보된 자살이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상황이 유보되어졌을 뿐이지 이게 원인 자체가 없어진 건 아니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그래서 이 상황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지. 아니면 미루어진 그 숫자가 몰려서 나올지 상당히 긴장된 상황 속에 있습니다. 
 
◇ 최경배 기자 : 연령대별 특성이 있을까요? 나이가 젊은 분들, 또 나이가 많으신 분들에 따라서 자살률에 변화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 조성돈 교수 : 노인자살은 꾸준히 줄어들었습니다. 약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노인자살률 같은 경우 평균에 비해서 예전에 4배까지 높았다가 지금은 2배 수준으로 내려와 있는 상태고요. 중장년층은 비슷합니다. 이 시기 동안 비슷했는데 코로나가 오면서 10대 20대 30대 자살이 좀 늘었습니다. 다른 연령층은 다 줄어들고 있는 상황 속에서 딱 이 젊은 연령층들이 더 늘어났다는 건 상당히 눈에 띄는 부분이고요. 특별히 20대 여성들의 자살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아마 이 연령층 같은 경우는 우울증에 취약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이렇게 생각이 들고. 특히 청년들 입장에서는 취직이나 이런 문제들이 앞에 닥쳐 있는데 경제가 이렇게 많이 어려워지다 보니까 앞날이 점점 암담해지는 그런 상황, 희망을 잃어버린 것이 큰 영향력을 끼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최경배 기자 : 우리 사회가 과거에는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지만 지금 많이 풍요로워지지 않았습니까. 언뜻 생각하기에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졌기 때문에 살기 좋아졌다는 생각들을 할 수 있을 텐데, 자살률이 우리 사회에 높아진 이유는 선뜻 이해가 안 되거든요. 어떤 이유 때문에 자살률이 우리 사회에 높아진 걸까요? 
 
◆ 조성돈 교수 : 우리나라 자살률은 IMF 오기 전까지는 OECD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지금 OECD 평균에 거의 3배 가까이 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원래부터 자살률이 높았던 나라는 아닙니다. 그건 IMF 이후가 어떻게 됐느냐 이렇게 보면 IMF 이후 98년도에 자살률이 약 2배 가까이 올랐고 그 이후에 내려갔거든요. 10명에서 실은 IMF가 지나고 18명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27명입니다. 
 
◇ 최경배 기자 : 그 말씀은 10만 명 기준으로 봤을 때죠?
 
◆ 조성돈 교수 : 그렇죠. 인구 10만 명당 한 해 자살로 인해서 죽은 사람의 숫자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IMF 한 충격이 아니라 IMF 이후에 영향력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그것이 무엇이냐 결국 돈 문제죠. 돈이 우리 인생에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고 말았다 라는 거예요. 그래서 돈이 있어야 살아야 될 이유를 댈 수 있는 사회라고 저는 그렇게 표현합니다. 돈이 없으면 살아야 될 이유조차 댈 수 없는 사회가 된 거죠. 그래서 돈을 너무 중심으로 갖다 놓다 보니까 돈이 절대적 가치가 됐어요. 그리고 생명이라고 하는 절대적 가치가 상대적 가치가 된 거죠. 그래서 돈이라고 하는 아주 단순한 어떻게 보면 일직선적인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것 하나가 무너질 때 인생 자체가 무너지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거고, 특별히 그러다 보니까 경쟁이 너무 심해졌죠. 어린 아이부터 시작해서 어른들까지 이 경쟁, 살아남기 위한 이런 생존의 경쟁이 너무 심하다 보니까 사는 게 점점 더 각박해지고 서로가 서로를 돌보고 챙겨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무너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최경배 기자 :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 종교계를 비롯해서 여러 기관들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살률이 쉽게 낮아지지 않는 이유 또한 궁금하네요. 
 
◆ 조성돈 교수 : 아무래도 이 사회가 하나의 경향성에 있는 것 같습니다. 자살이, 예방하는데 있어서 저는 이렇게 쉬운 방법은 없다고 생각해요. 정말 방법을 쓰는 대로 효과가 그대로 나옵니다. 예를 들면 지하철 스크린도어 설치한 이후 자살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농약 규제 하니까 어르신들 자살이 농촌에서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번개탄 규제를 하니까 거기서 많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문제는 뭐냐하면 이런 결과도 있지만 실은 우리 생각을 지배하는 것들이 있거든요. 돈 중심의 사고, 여기서 단순하게 이것이 없다면 실패한 인생 끝이라는 그런 생각을 끊지 못하면 어렵거든요. 그래서 저는 종교계가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떤 방법적인 예방도 있지만 생각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주지 않으면 우리 사회에서 자살률이 줄어드는 것, 상당히 요원한 문제거든요. 그래서 좀 더 같이 사는 방법, 그리고 돈이 아니더라도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들이 다양하게 있다는 사실 자체를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이걸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가치관을 만들고 더 나아가서 문화를 만들고 우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회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를 바꿔 갈 수 있는 그런 일들을 교회들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 최경배 기자 : 종교계 역할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는데 기독교 안에서 자살은 사실 좀 금기시 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자살자가 생기면 그분을 둘러싼 유가족들 이웃들에게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치고 또 그들의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얘기도 들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자살에 대해서 교회가 너무 금기시만 하는 정서, 이것도 돌아아봐야 될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조성돈 교수 : 예전까지 우리가 자살예방이라고 하면 자살하면 지옥간다 이 한마디로 다 했거든요. 겁을 줘서 못하게 하는 방법이었는데 이제 사회가 그런 사회가 아니지 않습니까? 워낙 자살이 많이 생기고 정말 생명 경시의 풍조들이 생기고 있는데, 이걸 갖다 우리 교회는 안 그럴 거야 하는 것이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교회들이 다들 우리 교인들은 믿음이 좋아서 안 그럴 거야 라고 생각을 하고 그걸 전제로 놓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자살하는 것에 대해서 너무 정죄를 하고 지옥 갔다 라고 쉽게 말씀하시는데 이 유가족 문제가 상당히 심각합니다. 한 해에 한 1만 4천 명 정도 자살을 하거든요. 많이 낮아져서 요즘 이제 한 1만 3200명 정도 자살을 하는데 이 정도 자살이라면 한명이 자살하면 한 10명 정도 유가족이 있다고 보고 더 넓게 보면 한 20명 정도까지도 있다고 봐요. 그러면 한해에 한 15만 명, 20만 명 정도의 그 영향을 받고 심각한 상황에 이른 사람들이 유가족들이 나타나고 그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한 8배 정도가 자살 위험이 높다고 그래요.  그럼 우리가 모른 척하고 살다 보면 이분들을 놓치는 거죠. 오히려 이렇게 위험하신 분들에게 우리가 좀 더 다가가서 도움을 주고 그리고 이분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이런 문화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최경배 기자 : 교회 안에 자살을 금기시하는 정서 말씀하셨지만 성경은 자살에 대해서 뭐라고 말하는가, 교회 안에서 자살을 금기시하는 정서가 만들어진 것은 아무래도 그런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조성돈 교수 : 성경은 오히려 자살에 대해서 특별한 언급이 없다 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쉽게 오해하는 것 중에 하나가 성경에 자살하면 지옥간다고 써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지 않습니까? 내내 그런 얘기를 듣다 보니까. 그런데 그런 얘기는 없거든요. 오히려 자살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나타나는 건 유다의 자살 한 건이죠. 고대에 이런 사고를 이해해야 되는데 고대에는 자살도 명예를 지키는 방법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소크라테스 같은 경우가 그런 경우겠죠. 내지는 성경에서도 사울 왕 같은 경우 자기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어떤 선택을 이해했다는 거죠. 그건 옳은거냐? 옳지 않다고 보는 거죠. 어거스틴, 우리가 소위 얘기하는 아우구스티누스 라고 하는 유명한 신학자시죠. 3세기 때 이런 얘기를 해요. 자기의 생명을 죽이는 것도 곧 살인이란 거죠.
 
우리가 이 부분은 명확히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나에게 있는 생명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라는 거죠. 우리 생사의 주권은 하나님께 있다는 거예요. 우리가 이 부분은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자살이 죄가 아니냐? 아닙니다. 아주 큰 죄죠. 살인과 같은 큰 죄인 건 맞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회개할 수도 없는 꼭 지옥 가야 될 죄냐 그건 아니라는 거죠. 우리가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거기에 어떤 조건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저는 동일하다고 생각됩니다. 자살이란 건 큰 죄거든요. 하지만 그분이 구원을 받았느냐의 문제는 하나님께서 선택하시고 하나님께서 결정하실 것이고 우리의 믿음은 거기에 따른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 정신이고 개신교가 가르쳐주는 바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최경배 기자 : 그런 측면에서 기독교 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가 자살자 유가족을 돌보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가족을 돌보는 노력이 왜 필요하고,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왜 필요하고 또 어떤 방식으로 진행돼야 될지에 대해서 말씀 듣고 싶습니다. 
 
◆ 조성돈 교수 : 제가 자살 유가족들하고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자살한 사람들은 참 착한 사람들이에요. 내가 상처를 받아서 그걸 가지고 남을 해치지 못하고 자기를 해친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보면 참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들 여린 사람들이고 착한 사람들이에요. 제가 무슨 생각이 들었냐 하면, 우리 몸이 뭐 피로하거나 과로하거나 이러면 우리 몸에 연약한 부분이 병이 나잖아요. 소위 터져나오는 부분들이죠. 저는 이 사회가 병든 결과가 그 사람들 자살로 나타난다고 생각돼요. 사회가 보듬어야 될 부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정죄하기만 해요. 그래서 이분들이 공동체에 머물러 있지 못합니다. 오히려 더 괴로울 때가 많이 있죠. 
 
제가 교회에서 참 마음 아프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면 가족이 자살로 돌아가셨으면 정말 그냥 돌아가신 것만 해도 얼마나 큰 아픔인데 자살로 인해서 돌아가셨으면 그 상처가 너무 크거든요. 그때 하나님이 필요한 거고, 그때 교회가 필요한 건데 교회가 그때부터 싸워요. 구원을 받았느냐? 천국을 갔느냐? 지옥을 갔느냐? 그래서 우리가 장례를 치러줄 수 있는 거냐? 싸움이 일어납니다. 그럼 이 유가족이 정말 너무 큰 상처를 받죠. 그래서 공동체를 떠나요. 공동체가 떠나는 게 아니라 많은 경우 하나님을 떠나요. 전 그게 너무 안타까워요. 장례는 꼭 치러주시기 바라고요. 이분들을 위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희 라이프호프에서는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유가족들과 함께 위로 예배를 드립니다. 장례를 못 치르신 분들이 상당수거든요. 마음의 위로라도 드리고 싶어서 그리고 같은 아픔 있는 분들끼리 모여서 예배를 같이 드릴 수 있도록 해드리기 위해서 위로 예배를 드립니다. 그 외에 저희가 문화행사를 많이 합니다. 유가족들한테 들었더니 무슨 말씀을 하시느냐 하면 울지도 못하고 웃지도 못한다는 거예요. 울고 있으면 여태 우냐고 그러고 웃으면 당신이 웃을 때냐고 그런다는 거죠. 그래서 그 마음을 풀어드리려고 일상의 삶을 살게 해드리기 위해서 문화활동을 많이 했어요. 어느 날 제가 저희가 카페를 하나 빌려 가지고 인디밴드를 불러서 노래도 듣고 같이 교제도 하고 하는데 어떤 아버님한테 '자녀가 그렇게 됐는데 다음엔 뭐 할까요?' 이렇게 물어봤더니 '영화 보고 싶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그게 무슨 소원이냐고 좀 더 좋은 걸 말씀하시지, 그랬더니 그게 아니라 자기가 영화를 참 보는 걸 좋아했었는데 자녀가 그렇게 되고 나서 그런 좋은 일을 쫓아다닌다는 게 마음에 걸리고 그리고 어두운 곳에 들어가는 게 너무 무섭다는 거예요. 그런데 같이 가면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유가족들 데리고 영화관 갔어요. 그렇게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영화관 가는 게 별 거 아니잖아요. 그런데 유가족들 입장에서는 그 하나가 정말 인생에 큰 용기가 필요한 순간순간이에요. 일상을 살 수가 없거든요. 우리가 유가족들을 대하는 건 그런 것 같아요.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분들이 평상시와 같이 살아갈 수 있도록 같이 대해주시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 최경배 기자 : 유가족뿐만 아니라 자살충동을 느끼시는 분들 상대로 상담활동 하고 있잖아요. 그런 상담을 통해서 삶의 희망을 발견하신 분들, 그런 사례를 듣고 싶네요.
 
◆ 조성돈 교수 : 정말 자살이란 게 한 순간만 잘 넘겨도 살아갑니다. 그 딱 한 순간 순간순간이거든요. 제가 컴퓨터를 집에서 하고 있는데 페이스북 메시지가 딱 올라오더라고요. 그러면서 한 메시지가 그거였어요. '죽고 싶은 크리스찬입니다'. 한 청년이에요. 그러면서 자기가 살아온 얘기도 하고 최근에도 몇 번의 시도가 있었고 그 다음에 본인이 정신적 문제로 약도 먹고 있고 이렇다는 거죠. 한참 채팅으로 이야기 나누다가 우리 공동체로 초청을 했습니다. 라이프호프로 와서 같이 지내자. 교제를 하고 마음을, 이 말을 따라줬어요. 와 가지고 같이 우리 스태프들하고 사귀고 봉사활동도 하고 하면서 마음이 많이 회복이 되어졌어요. 중간에도 한강에 가서 뛰어내린다고 그래서 경찰이 데리고 온 적도 있고, 라이프호프에서 데리고 온 적도 있고 여러 가지 시도가 있었지만, 지금 시간이 지나서 매 주일 같이 예배를 드리고 있어요. 주일 날 그 친구를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한 생명이 살았잖아요. 그리고 지금 편하게 같이 말을 나눌 수 있는 상태가 됐다는 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 최경배 기자 : 많은 교회들이 자살예방에 동참해야 될텐데 교회가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지도 말씀해주시죠. 
 
◆ 조성돈 교수 : 저희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같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생명보듬주일을 맞아서 같이 예배드리는 것도 있고 또 앱을 통해서 비대면 걷기 대회를 하는 것도 있고요. 때때로 저희들이 활동을 많이 펼치고 있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실은 눈을 열어서 보면 우리 주변에 어려움 당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일반 교인들 입장에서도 저희들이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지난 1년 동안 자살충동을 느끼신 분?' 그랬더니 20%예요. 그런 충동을 느낀 분이 20%라면 그 전단계 가신 분들은 훨씬 더 많겠죠. 제가 그런 말을 해요. 자살하는 사람들이요. 지금 사망원인 5위거든요. 당뇨병 환자보다 훨씬 더 많아요. 당뇨병으로 돌아가신 분보다 자살로 인해서 돌아가신 분이 더 많다면 무슨 말 하느냐 하면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 쉽게 말씀드리면 자살병 걸린 사람들이 당뇨병 걸린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다 라는 거예요. 우리가 눈을 열어서 보면 바로 옆에 어려움당한 사람들이 있어요. 나 자신도 당연히 그렇고요. 이럴 때 서로 간에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런 자살예방교육 같은 거 내지는 정보를 받으시면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어떤 사람들이 위험한지 나오거든요. 이런 걸 보고 주변을 돌아보시면 생명 살리는 일이 가능하리라고 믿습니다. 
 
◇ 최경배 기자 : 지금 생명보듬주간을 보내고 있는데 끝으로 시청하시는 분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한 말씀 해주시죠. 
 
◆ 조성돈 교수 : 저희가 얘기하길 자살하려는 사람이 양가감정이 있다고 그래요. 두 가지 마음이 있어요. 하나는 죽고 싶은 마음이 있고요. 하나는 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뭐라고 얘기하느냐 고리 걸 데가 하나만 있으면 산다고 그래요. 자기가 정말 힘들고 어려울 때 딱 전화 한통 할 수 있는 그 한 사람 있으면 산다고 그래요. 그 한 사람이 돼 주셨으면 좋겠어요. 내가 고리 걸 수 있는 고리 하나가 되겠다 라고 생각을 해보시면 많은 사람들이 정말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살 길을 찾으리라고 믿습니다. 
 
◇ 최경배 기자 : 자살예방의 날이 존재한다는 건 그만큼 우리 주변에 자살충동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다는 얘기일텐데요. 생명을 살리는 일에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더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조성돈 교수 : 고맙습니다. 
 
 
<조성돈 교수>
 
라이프호프 대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영상제작 : 최현, 정선택]
[영상편집 :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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