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신안군 민간인 희생사건 64명 진실규명…진리교회 교인 48명 포함

  • 2022-12-01 14:08

정근식 진실화해위원장, "희생자들에 대한 국가의 사과, 명예회복 조치 필요"
이성균 진리교회 목사, "적대세력 용서하셨던 할아버지, 아버지의 십자가 정신 실현"

전라남도 신안군 임자면 전경. 이 곳은 한국전쟁 당시 적대세력과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가 다수 발생했다. 전라남도 신안군 임자면 전경. 이 곳은 한국전쟁 당시 적대세력과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가 다수 발생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정근식, 이하 진실화해위원회)가 한국전쟁 당시 전라남도 신안군 일대 민간인 희생자 사건에 대한 진실 규명을 완료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1일 "제46차 위원회에서 전남 신안군 임자면 진리교회 적대세력 사건을 중심으로 한 민간인 희생사건에 대해 '진실 규명' 결정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전남 신안군 민간인 희생사건'은 한국전쟁 발발 후 인민군 점령시기인 1950년 8월 부터 1950년 10월 초까지 전남 신안군 임자면 진리에 거주하던 주민 64명이 지방 좌익에 의해 희생된 사건이다.

앞서 1기 진실화해위원회는 '신안지역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사건' 조사보고서를 통해 1950년 8월부터 10월까지 전남 신안군 임자면 주민 28명이 대기리 백산뜰과 이흑암리 화산 마을 앞 갯벌에서 지방좌익에 의해 희생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전실화해위원회는 이번 조사에서 "64명의 희생자 가운데 진리교회 교인은 48명이고, 우익 인사와 그 가족이 16명이었다"고 밝혔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이어 "당시 희생자들은 기독교인, 청년, 우익 인사, 그 가족, 경제적으로 부유하다는 이유 등으로 희생당했다"며, "이러한 각각의 이유가 혼재돼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이 사건은 무고한 주민들이 적대세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사건"이라며, "이들이 억울하게 희생된 만큼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사과와 함께 피해와 명예 회복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적대세력에 의해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잃은 이성균 진리교회 목사는 "때론 억울한 일을 당하고 말 못할 일을 당해도 신앙의 힘으로 버텨낼 수 있었다"며,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성균 목사는 이어 "적대세력을 용서하셨던 조부님과 선친 목사님의 십자가 정신이 임자도에서 실현된 것 같다"며, "임자도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용서와 화해의 십자가 정신을 꽃피우는 일에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지역사회의 화해에 기여할 수 있도록 희생자에 대한 추모제 등 후속사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2기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규명 신청은 올해 12월 9일까지 계속된다. 신청 방법은 진실화해위원회나 17개 시청, 도청, 시·군·구청, 재외공관에서 우편이나 방문 접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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