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이상억 교수 "트라우마 치유, 교회 관심 필요합니다"

  • 2022-12-01 16:46


 
온 국민의 가슴에 슬픔을 안겨준 이태원 참사.
 
국가애도기간을 지나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아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슬픔을 넘어 심리적 고통을 겪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상담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신대 이상억 교수를 만나
트라우마, 그리고 교회의 역할 등에 대해 들어봅니다.
 

■ 방송 : CBS TV < 파워인터뷰> 11월 22(화) 18:10 / 11월 28일(월) 12:00
■ 출연 : 이헌주 목사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 진행 : 최경배 기자
 
◇ 최경배 기자 :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상억 교수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최경배 기자 : 교수님은 장신대에 몸담고 계시면서 동시에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 이사장을 맡고 계세요. 본인 소개 주시고요. 더불어서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는 어떤 단체인지 설명해 주시죠. 
 
◆ 이상억 교수 : 네 저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실천신학 목회상담학 가르치고 있는 교수인데요. 기독교상담 목회상담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기독교 전문 상담 단체를 만들었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단체가 두 군데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한국목회상담협회와 학회, 그리고 또 다른 단체 하나가 한국기독교상담심리학회라고 있는데요. 이 두 단체에 사실 우리나라 전체의 신학대학교 그리고 기독교 대학들이 다 참여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거기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 상담사들이 대략 6천500에서 7천여 명 가까이가 되는데요. 이분들과 함께 서울시 보건의료정책과 산하에 법인 하나를 저희가 출범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대사회적인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하나를 형성하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상담서비스네트워크를 저희가 만들게 되었는데요. 
 
2018년 8월 달에 정식으로 이제 출범을 하게 되었고. 그리고 나서 대략 한 4~5년의 시간이 흐르는 와중에 저희가 순직 소방공무원들의 유가족 상담하는 거 그리고 두리모라 그래서 이게 두리라는 단어가 둘이라는 뜻도 되지만 둘레라는 뜻도 되는데요. 한부모 가정들 특히 그 가운데 미혼모 가정들을 두리모 가정이라고 부르자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런 가정들을 돕기도 하고. 교정 상담 가운데 청소년들의 경우에 예전에는 그걸 소년원이라고 불렀는데 요새는 중고등학교라고 부르거든요. 거기에 있는 학생들을 저희가 상담하기도 하고. 또 자살 시도자들 자살 유가족들에 대한 상담을 맡기도 하고요. 또 인터넷이나 온라인에서 성희롱 피해자들에 대하여 상담하기도 하고. 또 결혼 이주 여성들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상담하기도 하는 등 많은 일들을 저희가 해오고 있습니다.
 
◇ 최경배 기자 : 이태원에서 참사가 벌어진 지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참사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더라고요. 상담서비스네트워크는 이태원 참사의 직간접적인 어떤 경험을 가지고 트라우마에 시달리시는 분들을 상대로 상담 활동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상담 요청하시는 분들은 실제로 어떤 어려움들을 호소하는지 궁금하네요. 
 
◆ 이상억 교수 : 참사 당일에 현장에 있었던 분들도 계시고요. 또 그 참사 현장에 안타깝게 희생당하신 분들, 피해자들, 이런 분들의 지인들 친구들 그리고 또 간접적이긴 하지만 당일 밤부터 새벽까지 영상들이 사실 모자이크 처리 없이 여과 없이 그냥 유포될 때가 많았거든요. SNS나 매체를 통해서. 그 영상을 본 사람들. 그리고 또 그 영상을 본 가족들의 요청에 의해서 상담 지원하시고 또 피해를 호소하시면서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하고 연락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 최경배 기자 : 말씀하신 그 내용을 들어보면 우리가 깊은 생각 없이 접하는 그런 영상으로 인해서 스트레스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을까 궁금하던데요. 정말 그게 그렇게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주는 건가요.? 
 
◆ 이상억 교수 : 그게 어떤 의미에 있어서는 조금 궁금해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왜 기자님께서도 그런 경험이 있으실 테지만 환절기에 아주 나도 모르는 상황에서 가볍게 입고 잠깐 바깥에 나갔다가 들어와도 감기에 걸릴 수 있잖아요. 사람이라는 존재가 기질이 다르고 또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서 이 사람들이 반응하게 되는 양상이 무척 달라지는 게 사실입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충격과 공포 이런 데에 대해서 내성이 있기도 하고 잘 견디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거기에 대해서 오랜 시간 동안 상처를 갖는 분들도 많거든요. 
 
자극적인 영상을 볼 때에 많은 사람들이 갖게 되는 특징적인 현상 하나가 있습니다. 이게 역기능적 현상 가운데 하나인데 그것을 플래시백이라고 표현을 하거든요. 쉽게 말씀드리자면 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을 때 잠깐 눈을 감으면 왜 하얀 부분이 잔상으로 남고 그리고 또 심지어 그 섬광이 만약에 강렬하다면 다른 물체가 보여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처럼, 그 기억과 장면에 대한 생각이 끊임없이 나타나서 자신의 현재를 괴롭힐 때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을 그대로 방치해 두면 특정 장소나 특정 대상에 대하여 공포심이 유발될 수 있거든요. 이런 공포심이 있다는 것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면 '심리 내부에 상처가 생겨났다' 이런 뜻을 말하는 겁니다. 그것을 일컬어 트라우마 외상이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신체적으로 어떤 상처가 있다면 눈에 보이는데 마음속에 나타난 상처는 눈에 보이는 게 아니거든요. 
 
지금 당장에는 괜찮아 별일 없을 거야 이렇게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이 상처가 내 삶의 현재를 괴롭힐 때도 많고 또 내가 살아가는 삶에서 걸림돌이 되듯이 어떤 특정장소에 못 가게 한다든지, 어떤 사람들이 있을 때 그 장소에 대하여 두려움과 공포를 느낀다든지 이런 역기능적 장애들을 경험할 때가 많거든요. 그래서 잠시 잠깐이라도 그런 영상을 본다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굉장히 사람 마음에는 좋지 않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 최경배 기자 : 그런 참사 직후에 뉴스를 보는 것만으로 상당히 힘들었던 경험들 아마 많이들 하셨을 거예요. 집단적으로 우울감을 경험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소식을 외면하면 희생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또 이 뉴스를 보고 있자니 또 내 마음이 괴롭고. 도대체 어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들이 좀 기억이 되어지는데. 시간이 지나기는 했지만,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 이상억 교수 : 일단 느닷없이 어떤 상황이 펼쳐지면 거기에 대해서 판단하기가 참 어렵고, 그러다 보면 당황스러운 마음이 들거든요. 이때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이 하나가 있는데 그게 뭐냐 하면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라는 학자가 이 사람 심리학자이며 정신과 의사이기도 합니다. 인생수업이나 상실수업이라는 책을 썼는데요. 이 사람이 애도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 자극적인 상황, 또 여러 가지 인생의 재난 어려운 일들에 대해서 방치해 둘 때에는 나중에 이게 분명히 심리 내적으로 그의 삶에 큰 어려움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렇게 경고를 했거든요. 그리고 반드시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애도가 필요하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이 사람이 이야기하는 애도의 과정에는 전체 5가지 과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느닷없이 힘든 일을 경험하게 되면 대부분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에이 그럴 리 없어, 아닐 거야 잊어버려야지 하고 머리를 흔들면서 회피하려고 할 때가 많거든요. 그런데 회피하려야 회피할 수 없이 연일 매체에서 방송이 나오고 신문보도가 나오고 뉴스보도가 나오면 이게 부정하려야 부정할 수 없는 상황이 옵니다. 그러면 대부분 두 번째 화를 내게 되거든요. 분노의 감정을 갖게 되는데 이 분노의 감정에도 스스로를 억제할 수가 없다 이런 생각이 들면 어느 정도 선에서 좀 타협하려고 합니다. 여기까지는 내가 인정하겠어요. 그런데 더 이상 이 일로 인해서 2차 3차 어려움이 벌어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식의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어디 뭐 삶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정리가 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대부분의 경우에 이 힘든 상황이 이어지다 보면 슬퍼집니다. 그때 느끼는 게 깊은 우울인데요. 우울이라는 것에는 두 가지 양상을 생각할 수 있는데 우울에 빠져서 그야말로 함몰되어서 매몰되어서 느껴지게 되는 증상으로서 우울증, 근데 사실 그렇게만 빠지는 것이 아니라 우울을 통해서 사람들은 지혜를 깨닫기도 하거든요. 기쁘고 즐거울 때에야 사람들은 노래하고 춤추지만 그때 깨닫는다라는 건 조금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남모를 눈물 흘릴 때 골방에 들어가서 가슴을 치고 통곡할 때 인생이 그런 거라고 삶이 그런 거라고 그걸 깨닫게 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앞서서 우리가 부인하기도 했다가 또 화를 내기도 했다가 타협하려고 했다가 그러고 나서 느껴지는 우울은 사람을 깨닫게 하기가 좀 더 쉽다고 보는 겁니다. 그때에야 현재 상황에 대해서 수용하게 되거든요. 
 
애도의 과정이 이렇게 여러 가지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애도가 긴 시간이 걸린다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너무 쉽게 현재의 어떤 어려움이나 고통 아픔을 쉽게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이런 뜻이거든요. 그러니까 사람이 내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불안한 감정이 생기는 건 당연하고요. 그때 좀 더 천천히 천천히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감정에 대해서 좀 더 들여다보고 탐색하고 자기 자신을 살펴보기도 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 최경배 기자 : 근데 말씀처럼 우리 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이 집단적으로 우울감까지 경험하는 상황, 벗어나야 되겠다 라는 생각도 하는데요. 
 
◆ 이상억 교수 : 그렇죠. 
 
◇ 최경배 기자 :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 이상억 교수 : 특별히 이제 두 가지 측면에서 좀 생각을 할 수 있겠는데요. 첫 번째는 개인적인 측면이 있겠고, 또 다른 하나는 사회적인 국가적인 측면이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우울증이 있거나 어떤 불안이라든지 공포가 있을 때 권면 드리고 싶은 것은 어떤 환기적 공간, 환기적 대상, 환기적 활동을 해라 이렇게 좀 권면을 드리곤 하거든요.
 
환기적 공간이라고 하는 것은 나만의 산, 나만의 바다, 어떤 내가 생각하는 아지트와 같은 공간 그런 데 가서 한번 실컷 울기도 하고, 소리도 한번 질러보고, 그리고 내 가슴에 있는 이야기도 한번 털어놔 볼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보면 어떨까.  환기적 대상이라고 하는 것은 이제 공간을 사람으로 옮기는 겁니다. 믿을 만한 친구, 내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 털어놓을 수 있는 가족, 그런 사람 만나서 한껏 울어보기도 하고 속에 있는 이야기도 한번 해보기도 하는 그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 환기적 활동이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는 것인데요. 여러 사람을 유익하게 하고 자신을 유익하게 할 수 있는 어떤 활동들을 한번 해보는 거지요. 그래서 영화를 본다든지, 시나 소설을 읽는다든지, 음악을 듣는다든지, 혹은 내 마음을 글로 한번 적어본다든지 이런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너 괜찮아. 너 참 많이 힘들었다', '고맙다' 자기 자신에게 그런 이야기도 해주고 아주 조그맣지만 선물도 한번 줘보기도 하고. 그런 일들을 한번 해보는 거지요. 그렇게 정서적으로 자신을 관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는 사실 이런 재난 상황에서 함께 울고 함께 웃어주는 그런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거든요. 그게 우리나라에서 좀 더 조직적으로 그런 인프라가 갖춰지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참 좋은 상담 단체들이라든지 또 여러 자원봉사자들 또 희생을 함께 애도하고자 하는 많은 분들이 계시니까 그분들과 함께 이런 시기를 잘 이겨내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거기에 대해서 우리나라가 사회가 조직적으로 어떤 인프라를 갖추고 재정적인 지원을 하고 이런 조직들이 사회복지적 차원에서 여러 공공의 이익의 차원에서 이런 일들이 있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최경배 기자 : 교회의 역할도 중요한 것 같아요. 아마 교인들 중에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을 때 목사님을 찾아가서 영적으로 해석을 해달라 이렇게 요구하시는 분들도 없지 않아 있을 테니까 목회자의 고민이 더 클 것 같은데요. 이런 재난 앞에서 교회 그리고 목회자가 할 수 있는 일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 이상억 교수 : 우리는 그리스도인이잖아요. 그리스도인이라는 존재는 아무래도 복음에 서 있는 사람 또 복음을 전하는 사람, 그 복음을 나누는 사람이 아닐까. 복음이라고 하는 것을 저는 기본적으로 생명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다면 지금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에 대해서 우리가 조금 천천히 조금 천천히 진단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너무 섣부른 진단과 판단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일일 수도 있겠고요. 그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일일 수도 있겠습니다.
 
과연 내가 하는 이 말이 그 사람을 살리고 있는 것인가. 과연 복음을 전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가 이 말을 통해 이런 행동들을 통해 과연 피해를 당한 사람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들을 성장시키고 있는 것인가 이걸 꼭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이런 생각하거든요.
 
목사님들께도 사실은 신학교에 있는 신학교 선생으로서 외람되지만 꼭 드리고 싶은 말은, 우리는 가르치는 사람이기보다는 복음을 함께하고 함께 나누는 그렇게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요한복음 8장에 보면 사람들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데리고 왔거든요. 모세의 율법에 의하면 이 여자 붙잡혔으니 돌에 맞아 죽어야 되는데 예수님 어떻게 해야 됩니까, 그때 예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은 바닥에다 글을 쓰시며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 그러고 나서 그 여인에게도 말씀하셨거든요. 가서 다시는 이와 같은 죄를 저지르지 말아라. 결국 거기에서 어떤 생명을 발견하려고 하셨던 것은 아닐까. 
 
사람 죽인다라고 하는 건 어떤 의미에 있어서는 내가 가진 생각 철학을 지키는 데 있어서 좋겠죠. 아니 거기 왜 가, 거기에. 이태원에 할로윈 파티에 그거 마귀 섬기는 곳인데 유흥과 쾌락 때문에 거기 간 거 아니야, 너무 쉽게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저는 가슴이 많이 아팠거든요. 한 장 더 지나서 요한복음 9장에는 나면서부터 장애를 가진 사람을 사람들이 데리고 와서 물어봤습니다. 이 사람 장애가 이 사람 죄 때문입니까? 이 사람 부모 죄 때문입니까? 그때 예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은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시는 일을 드러내고자 함이다. 아마 이 장애를 가진 사람 입장에서는 어려서부터 늘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을 것 같아요. 니 죄 때문이야, 니가 부지불식간에 죄 지어서 그래, 니 부모 죄 때문이야. 그런데 예수님 그 말씀을 듣고서 얼마나 이 사람 감격했을까. 아~ 내가 가진 이 장애를 통해서도 하나님의 일을 나타낼 수 있는 거로구나, 그게 사람을 살리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섣부른 진단과 판단보다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말이 행동이, 우리 교회 공동체가 하고 있는 이 행동들이 과연 누군가에게 복음인가, 살리고 있는가, 생명을 지향하고 있는가 생각하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한번 해봅니다. 
 
◇ 최경배 기자 : 끝으로요. 전문가 입장에서 참사 이후의 과정을 되돌아볼 때 아쉬운 부분들이 보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모두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서 지금 우리가 또 교회가 뭘 해야 좋을지 한 말씀해주시죠.
 
◆ 이상억 교수 : 좀 전에도 비슷한 말씀을 드리기도 했는데 제가 참 안타까웠던 것은 무엇인가 하면, 내가 가진 생각과 내가 가진 판단으로 지금 나타나는 재난과 어려움에 대해서 너무 쉽게 판단한다는 거였어요. 재난과 힘든 일들이라는 건 인생 살아가다가 보면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느닷없이 경험할 때도 있고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인 거거든요. 그런데 누군가가 나에 대해서 함부로 말한다면 나는 그야말로 두 번 죽는 그런 일들을 경험하는 듯 가슴이 아플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쉽게 판단하거나 너무 쉽게 속단하듯 얘기하는 것이 좀 많이 아쉬웠고요. 그리고 우리 사회가 좀 더 건강하다면 우리가 이런 재난을 피할 수 없었다면 이런 재난을 당한 사람들과 함께 성숙과 성장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우리가 좀 더 어떤 상담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같이 함께 울고 함께 즐거워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공동체가 교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로마서 12장 15절 보면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이런 말씀이기도 한데요. 그러려면 같은 마음을 가지고 남을 나보다 더 낫게 여길 줄도 알고 스스로 지혜 있는 체 하지 않는 게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런 성숙한 그리스도인, 성숙한 교회, 성숙한 우리 사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 한번 해봤어요. 
 
◇ 최경배 기자 : 대형 참사 앞에서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보다 성숙한 모습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노력들이 좀 있으면 좋겠네요. 
 
◆ 이상억 교수 : 네 그렇습니다.
 
◇ 최경배 기자 :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상억 교수 : 네 감사합니다.
 
 
 
<이상억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실천신학(목회상담학)
한국상담서비스네트워크 이사장
 
 
[영상제작 : 이정우, 정선택]
[영상편집 : 서원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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