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교회를 간다] '도시농업' 앞장서는 독립문교회

  • 2023-06-03 10:29
핵심요약

마을 텃밭· 육묘장· 양봉장 등 도시농업 활동 펼쳐
생태 인식교육·도시농업 탐방·아나바다 장터 등 다양한 활동
지자체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지속가능성 확보
"생태 중심적 사고로 전환해야…겸손함 회복해야"



[앵커]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면서 창조세계 보전을 위한 교회의 노력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CBS뉴스는 올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선정한 녹색교회들을 통해 생태정의를 위한 교회의 다양한 노력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도시농업 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독립문교회를 찾아가봤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독립문교회 교인들이 직접 가꾼 텃밭에서 상추를 수확하고 있다.독립문교회 교인들이 직접 가꾼 텃밭에서 상추를 수확하고 있다.
[기자]
서울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독립문교회.

교회 인근 인왕산 성곽길을 따라 걷다보면 곳곳에서 마을텃밭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상추와 방울토마토, 고추 등 다양한 작물들이 따스한 햇살 아래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참당귀와 질경이 등 약초를 재배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는가 하면, 다양한 묘종을 기르는 전문적인 육묘장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 양봉장과, 옥상 텃밭 등 도시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여러가지 녹색 활동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독립문교회 교인들이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종로구 도시농업지원센터 활동들입니다.

[김성희 목사 / 독립문교회]
"교인들이 생명이 얼마나 소중하고 이 생명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생동감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지 몸으로 알아요. 큰 걸 이야기 하지 않아도. 상추 하나를 주일에 쌈 싸 먹으면서 느끼고, 또 한 바퀴 산책을 하면서 보면서 느끼고. 생명의 소중함, 그걸 기르는 도시 농부의 마음들, 이것들이 자연스럽게 교회 안에 싹 트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지역주민들이 양봉장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지역주민들이 양봉장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
마을목회를 지향하는 독립문교회는 지난 2015년, 도시재생사업으로 도시농업활동이 진행되면서 본격적으로 생태정의 운동에 앞장서게 됐습니다.

출석교인 20~30명의 작은 교회지만 교인들이 직접 양봉장 총무와 실무 간사 등을 맡으면서 도시농업 활동을 주도했습니다.

또, 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생태인식 교육을 펼치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도시농업 탐방, 아나바다 장터 등을 진행하며 지역사회를 섬겨오고 있습니다.

[유완식 장로 / 독립문교회]
"저는 동네 장로예요. 독립문교회 장로가 아니라 동네 장로예요. 얼마나 지역적으로 유대 관계가 좋은지 모르겠어요. 교회가 이런 좋은 일은 한다는 것을,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주민들이 다 알고, 거기에 보람도 있고.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녹색 성장을 하면서 (기여하고자 합니다)."


독립문교회 김성희 목사는 "지역사회 안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녹색 활동에 주민들의 관심과 호응도 매우 크다"며 "교회가 지역사회에 녹아드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작은 교회지만 지자체 사업에 교회가 적극 참여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성희 목사 / 독립문 교회]
"작아서 못하면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데, 작은 걸 하나 했더니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거예요. 이제는 '하나님의 청지기'가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통해서 자연을 돌보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지구를 통해서 인간을 돌본다. 그래서 이 생각이 좀 바뀌어야 될 것 같아요. 인간 중심적 사고가 아니라 생태 중심적 사고. 자연이 사람을 돌본다, 그런 겸손함으로 우리가 다시 내려가야 되지 않나…"

김 목사는 "옥상 상자텃밭 가꾸기 등 교회가 실천할 수 있는 도시농업 활동들이 많이 있다"며 "여러 교회들이 함께 녹색 실천에 앞장서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조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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