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교원, 4년간 순직 인정 단 '1명'…제도 개선 시급

  • 2023-09-26 23:56
핵심요약

좋은교사운동, 최근 4년간 '교원 사망 현황' 분석
4년 간 순직 인정, 단 1명에 불과
학교 현장, 여전히 교사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
"진상규명· 보상신청 안내 등 전담 부서 마련돼야"
5년 차 이하의 초임교사 비율, 27.6%
"주기적인 실태조사와 모니터링 등 지원 필요"
"학교장 등 관리자가 책임지는 구조돼야"


[앵커]
교권 회복을 위한 교사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사들의 모임인 좋은교사운동이
최근 4년 간 숨진 교사들의 공무상 사망 인정률을 분석해 발표했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한 교원에 대한 공무상 사망 인정률이 타 직종 공무원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교권침해와 관련해 교사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교사들의 극단 선택이
공무상 사망, 즉 순직으로 인정받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7개 시·도교육청에 교원 사망 현황을 정보공개청구해 분석한 결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원 61명 중 순직을 인정받은 경우는 단 1명에 그쳤습니다.

교사들의 극단 선택 원인으로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과 과중한 업무가 지적되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 현장에선 교사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하고 있단 비판이 나옵니다.

서울 서이초 교사의 교실에서 고인의 지인들이 슬퍼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서울 서이초 교사의 교실에서 고인의 지인들이 슬퍼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좋은교사운동은 "교사의 경우 다른 직종 공무원에 비해 순직 인정 비율이 현저히 낮다"며 "공무상 재해 보상을 위한 교육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학교는 교사의 죽음을 숨기고 덮으려고만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인과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고
유족들에게 보상제도 신청 절차를 안내하는 등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전담 부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성준 공동대표 / 좋은교사운동]
"(극단적 선택에 대한 순직 인정 비율이) 경찰관이나 소방공무원에 비해서 거의 3분의 1 수준도 채 되지 않거든요. 그 죽음의 원인에 대해서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죽음 후에 어떻게 유가족들에게 이 재해나 순직에 대해서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쳐서 신청해야 되는 것인지, 무엇을 입증해 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안내와 지원책이 전혀 없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경기교육청은 '공정한 업무수행 지장'을 이유로, 강원교육청은 '정보자료 없음'을 이유로 교원 사망 현황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인천교육청과 경북교육청은 '순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경기교육청은 '공정한 업무수행 지장'을 이유로, 강원교육청은 '정보자료 없음'을 이유로 교원 사망 현황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인천교육청과 경북교육청은 '순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분석에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원 중 30% 가까이가 5년 차 이하의 초임 교사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습니다.

좋은교사운동은 "학교에 적응해야 할 초임교사들에게 오히려 과중한 업무가 쏠리는 구조"라며 "초임 교사들이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 주기적인 실태조사와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성준 공동대표 / 좋은교사운동]
"초임 선생님들이 학교에 오셨을 때 낯설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학교는 실은 초임 교사들에게 맡기 싫어하는 업무, 또 지도하기 힘든 학년을 맡기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저경력 선생님들께서 어떤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는지, 또 이 어려움에 대해서 학교나 교육청 차원에서 어떤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설문하고 이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는 방안들이 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교사운동은 "무엇보다 갑질과 악성 민원에 대한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 떠넘기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교권 침해를 묵인·방조하고 2차 가해를 자행하는 학교장 등 무책임한 관리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좋은교사운동은 교원 재해 보상과 순직 인정 관련 제도 개선과 대책 마련에 교육당국이 적극 나설 줄 것을 촉구했다.좋은교사운동은 교원 재해 보상과 순직 인정 관련 제도 개선과 대책 마련에 교육당국이 적극 나설 줄 것을 촉구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김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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