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의 방주가 뜨기 어려운 몇 가지 이유

  • 2023-11-07 09:37
핵심요약

운반 비용과 방법부터 난관 거쳐야 한국 입항 가능
정박 비용과 관리 비용 등을 부담할 주체도 불투명
지난해에도 한국 입항 준비했다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한국교회가 부담할 것으로 보여 주의 당부

네덜란드 건축가가 만든 노아의 방주가 한국에 들어오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네덜란드 건축가가 만든 노아의 방주가 한국에 들어오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앵커]

최근 한 단체가 네덜란드에서 노아의 방주 구조물을 국내로 들여와 전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노아의 방주 국내 설치를 두고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노아의 방주 국내 설치에 관해 생각해봐야 할 점들을 짚어봤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네덜란드 건축가 요한 휘버스씨가 10여 년 전 제작한 노아의 방주 구조물. 휘버스씨가 나무로 제작한 노아의 방주는 길이가 약 125미터, 너비 약 29미터, 높이는 약 23미터이며, 무게만 3천톤 규모입니다. 또 지하 공간을 포함해 7층 구조로 되어 있으며, 제작 비용으로 약 57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한국노아의방주유치위원회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 구조물을 2024년 한국에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두호 장로 / 노아스페이스 회장
"저도 교회를 다니는 성도로서 노아의 방주를 가져오는 것이 요한 휘버스의 뜻이 이번 12월 달에 북한을 방문하게 되어 있다고 하더라고요. 북한에 복음도 전파하자는 목적에 제가 공감을 하게 돼서 가져오게 됐습니다."

제작자 요한 휘버스씨도 한반도가 평화의 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구조물을 기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요한 휘버스 / 노아의 방주 제작자
"(박두호 회장과 저는) 똑같은 꿈을 가지고 분단된 한반도에 평화가 오기를 희망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노아의 방주가 한국에 오는 목적입니다."

하지만 노아의 방주 구조물이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관이 매우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운반과 설치에 들어갈 비용 문제입니다.

노아의 방주는 동력 장치가 없기 때문에 바지선에 태워서 바다를 항해해야 합니다. 때문에 운반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운반 비용을 박두호 회장이 전액 부담한다고 했지만, 사실 여부는 불투명해 보입니다. 박두호 회장은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운반 비용의 일부만 부담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방주를 국내로 들여오기 위해서는 한국교회의 지원이 필요한 셈입니다. 하지만 노아의 방주 설치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한국교회의 지원을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설령 한국에 들여온다 하더라도 어디에 정박할지, 정박 비용은 어떻게 감당할지, 정박 이후 들어가는 관리 비용은 어떻게 할지 등등 해결해야 할 난관이 너무 많습니다.

현재 김포시가 노아의 방주 유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당장 불교계가 종교 편향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도 부담입니다.

노아의 방주가 한국에 들어온다는 소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1월에도 요한 휘버스씨가 한국을 방문해 노아의 방주를 기증하겠다며, 기자회견 개최를 알린 바 있습니다. 기자들에게 일정을 알리기도 했으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기자회견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노아의 방주는 지난 2012년 완성돼 네덜란드에서 수 년 간 유료 입장 시설로 운영된 바 있습니다. 현재는 폐쇄된 상태로, 네덜란드 남서부 해상에 정박 중인데 한 달에 약 1천만 원 정도의 정박료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요한 휘버스씨는 지난 2016년에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맞춰 방주를 브라질로 보내려고 했지만, 비용과 법적 제약 때문에 포기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수많은 난관을 뚫고 노아의 방주가 한국에 뜰 수 있을지,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영상 편집 김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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