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희 권사가 9년 2개월 만에 완성한 성경 필사본을 들고 있다. [앵커]
CBS는 다양한 성경 읽기 방법으로 하나님과 가깝게 동행하려는 이들을 만나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두 번째로 쓰기를 통해 성경을 읽는 평안교회 하정희 권사를 이승규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악필이라며, 연신 부끄러워하는 하정희 권사. 하지만 어느새 마음을 가다듬고, 성경 필사에 집중합니다. 돋보기 너머 한 자 한 자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필사를 시작하는 하 권사. 하 권사 옆에 있는 아주 두꺼운 성경 필사본이 지난 노력을 보여줍니다. 2013년 9월 26일 시작해 2022년 11월 7일, 9년 2개월 만에 신구약 전체를 필사해 책으로 묶어냈습니다.
하 권사가 성경 필사를 시작한 이유는 신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를 이겨내기 위함이었습니다.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며 건강도 안 좋아졌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에 빠졌던 시기, 하나님을 의지해보자는 마음으로 성경을 쓰기 시작한 겁니다.
하 권사가 성경 필사를 꾸준히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리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 권사는 성경 필사를 시작한 첫날부터 하루에 딱 세 구절만 쓰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바쁘고 귀찮아도, 세 구절 정도면 부담스럽지 않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하정희 권사 / 평안교회
"아침에 일어나서 새벽에 일어나면 먼저 무릎 먼저 꿇고 기도하고 이제 앉아서 써요. 딱 세 구절. 일어나서 세수하고 출근 준비하고…"
시간이 조금 더 생기는 주말에는 두 장에서 세 장을 필사하기도 했고, 정말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에는 한 구절만 쓰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조금이라도 쓰는 것이었습니다. 필사에 너무 얽매이지 않으니 부담도 없어지고, 오히려 9년 동안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하 권사는 성경 필사가 또 다른 기도라고 정의합니다. 화려한 미사여구를 담기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겸손하게 써 내려 가는 것도 좋은 기도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정희 권사 / 평안교회
"기도를 못하면 성경을 쓰면 이게 기도가 되고 감사할 일이 쓰면서 생기고 형통함이 생기고 은혜가 생기고…"
사실 필사는 매우 지루한 작업입니다. 성경을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는 작업은 보통 끈기와 노력으로는 어렵습니다. 하정희 권사는 성경 필사를 머뭇거리는 교인들에게 한 줄이라도 매일 쓰는 걸 권장했습니다. 너무 높은 목표는 쉬운 포기를 불러오기 때문입니다.
하정희 권사 / 평안교회
"(한 줄이라도) 매일 쓰는 거. 많이 쓰려고 하면 못 써요. 내가 10년에 걸쳐 쓰겠다 하면 마음이 편할 거예요. 그래서 시작을 하는 게 (중요해요)."
하정희 권사는 현재 두 번째 필사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하나님께서 어떤 은혜를 베풀어주실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성경을 쓰고 있습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영상 편집 김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