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순례가 '생명과 평화의 길'을 주제로 11월 25일부터 12월 3일까지 로마 교황청과 스위스 세계교회협의회 본부, 튀르키예 정교회세계총대교구청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신구교의 차이를 넘어 그리스도교가 지닌 사랑과 평화 생명의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한 오랜 대화 노력이 전쟁과 갈등의 시대 속에 전세계를 향한 평화의 메시지로 이어졌다.
국내 개신교와 천주교, 정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와 협력을 위해 출범한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전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치순례를 가졌다.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는 11월 25일부터 12월 3일까지 로마 교황청과 스위스 세계교회협의회, 튀르키예 정교회세계총대교구청을 차례로 방문하는 '2024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순례'를 진행했다.
특별히 이번 일치순례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팔레스타인 전쟁, 그리고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세계 그리스도교를 대표하는 수장들에게 평화를 위한 기도와 헌신을 요청하는 '평화 서신'을 전달해 순례의 의미를 더 했다. 신구교의 차이를 넘어 그리스도교가 지닌 사랑, 평화, 생명의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한 오랜 대화 노력이 전쟁과 갈등의 시대를 살아가는 세계인을 향한 평화의 메시지로 이어진 것이다.
'2024 한국 그리스도인 일친순례'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김영걸 총회장, 한국기독교장로회 박상규 총회장,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윤창섭 총회장, 한국구세군 조진호 인사국장과 대한성공회 최준기 교무원장, 한국정교회 박인곤 신부 등이 참여했다. 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이용훈 의장주교와 인천가톨릭대학교 송용민 신부와 장동훈 신부, 선한목자예수수녀회 손정명 수녀 등이 천주교 순례단으로 참가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백중현 종무관도 함께 했다.
5회 째를 맞은 이번 일치순례는 무엇보다 전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평화 메시지'를 전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일치순례단은 로마 교황청과 스위스 세계교회협의회, 튀르키예 정교회세계총대교구청을 차례로 방문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와 제리 필레이 세계교회협의회 총무, 바르톨로메오스 정교회세계총대주교에게 각각 평화서신을 전달했다.
평화서신에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 요청, 그리고 적절한 때에 평양을 방문해 남북관계의 평화적 중재를 요청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김종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이번 일치순례 여정을 시작하면서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엄중하게 보면서 주님이 우리에게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씀하셨듯이 우리가 평화의 사신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그런 점에서 특별히 이번 일치순례 여정은 로마교황청, 정교회 총대교구청, WCC 세 곳 대표들에게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고, 형편이 되시면 평양을 방문해 평화 중재를 해주실 것을 요청하는 평화의 일치를 구하는 서신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리스도인일치순례단은 프란치스코 교황와 제리 필레이 세계교회협의회 총무, 바르톨로메오스 정교회세계총대주교에게 평화서신과 '소년이 온다' 소설책을 전달했다. 사진은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 일치순례단은 평화서신과 함께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소설 '소년이 온다'를 전달하며 5.18 정신을 세계 교회에 알렸다. 책에는 소설의 주인공인 5.18 희생자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의 자필 서명도 담았다.
박상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은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세계 종교 지도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그들이 전쟁과 폭력이 가득한 세상에 '한 소년'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우리의 바람대로 세계 종교지도자들이 이 땅의 부활의 희망을 가져오고 평화를 가져오는 한 소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인일치순례단은 프란치스코 교황와 제리 필레이 세계교회협의회 총무, 바르톨로메오스 정교회세계총대주교에게 평화서신과 '소년이 온다' 소설책을 전달했다. 사진은 제리 필레이 세계교회협의회 총무. 김종생 총무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광주의 아픔이 공론화 되고 세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사회적 아픔에 함께하고 약자와 동행하며 치유하고 회복하는 일들을 감당하는 것이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세 분에게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 책을 전달하며 그런 다짐을 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리스도인일치순례단은 프란치스코 교황와 제리 필레이 세계교회협의회 총무, 바르톨로메오스 정교회세계총대주교에게 평화서신과 '소년이 온다' 소설책을 전달했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 개신교와 천주교, 정교회는 갈등 사회 속에서 인류 공동의 과제를 함께 토론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한 연대를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일치순례를 비정기적으로 이어왔다.
그리고 서로의 차이를 넘어 사랑과 생명, 평화를 위해 힘써온 신구교는 지난 2014년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를 창립하고 그리스도인들의 지구적 연대를 위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신앙과직제협의회 10주년을 맞아 5회 째 진행된 일치순례는 '생명과 평화의 길'을 주제로 그리스도인들의 실천을 다짐하는 여정이었다.
이용훈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주교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앞장서서 하나뿐인 지구 살리기 운동 또 전세계에서 크고 작게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분쟁, 이런 재앙들이 멈추도록 함께 기도하면서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이번 일치순례를 통해 서로 도울 수 있는 것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도움을 주는 그런 다짐과 결심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