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행동입니다"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시국 성명 발표

  • 2024-12-09 18:07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내로 진입하려는 계엄군과 저지하려는 시민 및 국회 관계자들이 대치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내로 진입하려는 계엄군과 저지하려는 시민 및 국회 관계자들이 대치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이하 기자협회, 회장 송주열 기자)가 성명을 발표하고 기독 언론인으로서 믿음의 선배를 기억하며, 진실을 바르게 전하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8일 '믿음은 행동입니다' 제목의 시국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폭정으로 위기"라며 "아합과 같은 독재자로 국민들이 피땀으로 성취한 민주주의와 자유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믿기 힘든 현실을 직면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믿음은 행동"이라며 "일제강점기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사각오로 순교하신 믿음의 선배들과 군부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발아한 신앙 선배들을 기억한다"며 말했다.

행동 지침도 전했다. 기자협회는 "기독언론인들은 기독사관으로서 크리스천기자협회 윤리강령에 따라 교회와 사회 앞에 역사적 진실을 알리기 위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대한민국 역사와 발전을 위해 순교와 헌신, 기도로 함께 해왔다"면서 "한국교회가 자랑스러운 믿음의 역사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시국 성명 전문.

믿음은 행동입니다

대한민국이 윤석열 대통령의 폭정으로 위기입니다. 급기야 12.3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들이 피땀으로 성취한 민주주의와 자유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믿기 힘든 현실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포고령에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대다수 국민들을 종북, 반국가세력이라고 적대시하고 척결과 처단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내란을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국민들의 생명을 담보로 국지전을 일으켜 비상계엄의 명분을 삼으려 했던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성취해내고 발전시켜 온 저력을 바탕으로 불의한 권력의 무도한 내란 선동에 맞서 평화적으로 계엄해제를 도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은 민의의 전당 국회를 지켜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심야에 여의도 국회에 몰려들었고 계엄군과 맞섰습니다. 흡사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전두환 군사 독재정권의 종말을 고했던 1987년 봄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과 연합기관, 양식 있는 목회자들, 신학생, 복음주의권, 사회선교단체들에 이르기까지 잇따라 군홧발에 짓밟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위헌적 내란죄를 저지른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습니다. 1970-8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한국교회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도 고난 받는 국민들 편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위한 시국선언과 시국기도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 퇴행을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위대한 몸부림과 기도는 좌절과 절망으로 돌아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를 단죄하고,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국민 대다수의 목소리를 외면한 정부 여당 국민의힘의 작태가 국민들을 두 번 죽이고 있습니다. 은 국민들은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국회 표결에서 대의민주주의가 권력 놀음에 무기력해지는 모습을 보며 통탄했습니다. 내란수괴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인 투표 행위조차 집단 거부한 정부 여당은 국민들을 배신했습니다.

민주주의 지수가 위정자들보다 월등한 우리 국민들은 똑똑히 지켜보았습니다. 무엇이 정의인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알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리고 이 땅의 정의롭고 평화로운 하나님나라를 소망하며 시대의 사관으로 부름받은 기독언론인은 무엇을 기록해야 할까요?

성서의 가르침을 떠올려봅니다.

위선적이고 부패했던 이스라엘·유대의 정치·종교 지도자들을 보시고 '오직 정의를 물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하라'고 명령하신 하나님, 세속에 뒤덮인 성전을 친히 엎으시고 공동체 속에서 정의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신 예수그리스도, 그리고 종교개혁 성직자들의 불의에 맞서 '이신칭의'를 가르쳐 준 마르틴 루터 등 성서와 교회사 속에서 우리는 불의함에 맞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믿음은 행동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주요 교단과 교계 단체들은 헌법 질서를 우롱하고 국민들의 뜻을 짓밟는 만행을 규탄하는데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거리에서 시국기도회와 예배를 드리며 하나님의 정의가 바로 세워지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기독언론인으로 부르심을 받은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회원들은 풍전등화 같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바라보며 고백합니다.

일제강점기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사각오로 순교하신 믿음의 선배들을 기억합니다. 군부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발아한 신앙 선배들을 기억합니다.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 생명이 고통받는 창조세계 회복을 위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온 신앙 선배들을 기억합니다.

이에 우리 기독언론인들은 기독사관으로서 다음과 같이 행동할 것입니다.

 1. 비상계엄과 내란 선동에 앞장선 윤석열 대통령은 아합과 같은 독재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 비상계엄에 동조하고 탄핵 표결을 거부한 부역자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독재 무리입니다. 우리들은 한국교회와 국민들에게 진실을 바르게 전달하겠습니다.

 2. 한국교회는 대한민국 역사와 발전을 위해 순교와 헌신, 기도로 함께 해왔습니다. 한국교회가 자랑스러운 믿음의 역사를 이어가기를 바랍니다. 불의하고 무도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위한 기도회와 예배에 적극 참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들은 한국교회와 국민들에게 한국교회의 시대적 사명 수행을 바르게 전달하겠습니다.

 3. 우리 기독언론인들은 기독사관으로서 크리스천기자협회 윤리강령에 따라 교회와 사회 앞에 역사적 진실을 알리기 위해 예언자적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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