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상계엄 조치가 곧바로 해제돼 다행이지만 사회적 충격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헌법이 정한 기준과 범위를 넘어선 반헌법적 행위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수습이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번 계엄사태에서 우리 교회는 무엇을 살피고 무엇을 해야 할지, 진단해봅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비상계엄 사태에 많은 교단들은 입장문을 내고, 법이 정한 기준과 범위에 맞지 않는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하면서, 사회적 혼란을 가져온 대통령과 계엄 가담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후속조치를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이 계엄사태의 후속작업, 정치인들에게만 국한되는 걸까요?
한국교회는 돌아볼 점이 없을까요?
예장합동총회 기관지의 주필을 지낸 김관선 목사는 한국교회가 한국정치사에 책임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기독교인 초대대통령의 기도로 개원한 국회는 한국교회의 자랑처럼 여겨졌고,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면 기독 의원이 몇 명인지 숫자에만 관심을 보였단 겁니다.
이들이 제대로 된 정치를 하는가 살피는 일은 등한시 해왔다고 꼬집었습니다.
(김관선 목사 / 산정현교회)
"이번에 기독교인 많이 당선됐어 그러면 교회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두려워해야 돼요. 우리 책임이 더 크구나. 장관이나 이런 청와대(정부)에 들어간 기독교인이 많다 그러면 (교회는) 책임의식을 느껴야 되는 것이지 그게 교회의 자랑거리라고 착각하고 있는 순간 우리는 무너지는 거예요."
이번 계엄사태에 대해서도 한국교회가 직접적인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쓴 소리도 나옵니다.
지난 대선 전 일부 대형교회 목회자들은 교회에 찾아온 윤석열 당시 후보자를 위해 축복기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 이후 그가 좋은 정치를 하는지 교회의 비판과 감시는 없었습니다.
[이만열 교수 / 전 역사편찬위원장, CBS광장 출연]
"윤석열이 하나님의 말씀에서 어긋나고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자유라든지 진리라든지 여기에서 어긋났을 때는 기독교적인 관점 뿐 아니라 일반 사회 통념적 관점에서 윤석열에 대해 비판하지 못하고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못했습니다. 특히 그때 축복해준 사람들, 000한 사람들 있지 않습니까. 그 사람들 책임이 아주 크다고 생각합니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역대 모든 대통령과 17번의 계엄을 모두 겪었던 김상근 목사.
김 목사는 정권과 밀착하고 계엄을 막아내지 못한 한국교회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엄사태의 뒷수습에 교회도 함께 동참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김상근 목사 / NCC시국회의 상임대표]
"교회도 일신해서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데에 교회가 내놓을 새로운 시대의 비전, 교회가 추구하는 하나님 나라의 길, 이걸 같이 만들고 같이 힘을 합해서 꼭 이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습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지형은 대표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교회적으로 많은 교단들이 입장을 표명한 건 사회질서가 심각하게 훼손됐기 때문이라면서, 기독교인들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하나님의 개입을 기도하는 동시에 훼손된 법치 회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