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90주년을 맞은 기독교대한복음교회(총회장 윤창섭)가 20일 오전 전북 익산시 고도길 금마복음교회에서 시무식을 가진 뒤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송주열 기자 기독교대한복음교회(총회장 윤창섭 목사, 이하 복음교회)가 민족 구원과 민족사 회복을 위해 '한국인 자신의 교회'를 선언한지 올해로 90주년을 맞았다.
복음적 신앙, 학문적 신학, 자주적 교회를 강조하는 복음교회는 1970년대와 80년대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 등 나섰으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원 교단으로서 한국 교회 일치를 위한 노력에도 동참하고 있다.
"복음교회, 생명의 강가로 !"
복음교회 65회기 총회 주제는 '복음교회, 생명의 강가로' 이다. 총회 주제에서 엿볼 수 있듯이 복음교회의 정체성은 '복음'과 '생명'으로 드러난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애도기간을 가진 복음교회는 20일 오전 전북 익산시 고도길 금마복음교회에서 시무식과 총회장, 총무 취임 감사예배를 드렸다.
금마복음교회는 최태용 목사가 윤치병 목사, 백남용 목사와 함께 영적 집회를 열며, 복음교회 초석을 놓은 곳이다.
시무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는 윤창섭 총회장(오른쪽). 앉은 이는 임의진 총무(오른쪽). 송주열 기자지난 해 10월 제65회 총회에서 2년 임기 총회장에 연임 된 윤창섭 총회장은 예배에서 무너져 내리고 있는 창조 세계와 이 땅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생명신앙의 사명을 잘 감당해나가자고 당부했다.
윤창섭 총회장은 12.3 내란사태를 두고 "기독교대한복음교회는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서 생명의 위협을 무릎 쓰고 부르짖었던 우리 선진들의 기도가 있었고 실질적인 삶의 자리에서 행동했다"며, "작금의 현실에서 우리들이 더욱 더 분발해야 된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지난 65회 총회에서 총무로 선출된 광주 순례자교회 임의진 목사는 십자가를 지는 심정으로 맡은 바 사명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제주항공 여객기참사로 누이와 매형, 여동생 등 3명의 가족을 잃은 임의진 총무는 참사의 슬픔을 가누며 취임인사를 전했다.
임의진 총무는 "5.18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을 돌보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돌보는 일을 하며 살아왔는데 제가 유가족이 돼 버렸다"며, "하나님께서 왜 이런 일을 경험하게 하실까 울며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십자가를 지는 사람만이 작은 기쁨을 알게 되는 것 같다"며, "90주년이 오늘부터 시작하는 데 한국교회와 사회를 생명의 강가로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덧붙였다.
예배에는 교단 총회장을 지낸 원로들도 참석해 90주년을 맞은 복음교회가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의 진리를 전하며 상처받은 세상을 섬겨 나가달라고 당부했다.
은퇴목회자회 회장 나명환 목사는 후배 목회자들에게 "세상이 사랑을 요구하고 있다"며, "예수님의 마음으로 하나가 돼 살리는 정치를 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을 지낸 전병호 목사는 "복음교회에 들어 온지 54년이 흘렀고, 교단 50주년, 60주년 행사를 주관했었다"며, "복음교회가 더 발전되고 부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 김은경 전 총회장도 축사를 전했다.
김은경 전 총회장은 "우리 민족 자생교단이 태동한 곳에 오니 감회가 새롭다"며, "생명의 능력과 씨앗을 품고 있는 복음교회가 창조세계를 생명의 강가로 인도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예배 참석자들은 교단 창립자 최태용 목사가 작사한 복음교회가를 부르며 자생교단으로서 민족의 아픔을 치유했던 신앙선배들의 생명신앙을 되새기는 시간도 가졌다.
아울러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 역시 빼놓지 않았다.
빛된교회 김봉은 목사(서울지방회장)는 "한국교회는 갈등 중심으로 들어가 교회 중심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회적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며, "생명 위기의 시대에 교회 스스로 두려움에 갇히게 만들어 버렸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교회가 다시 우리사회 등불이 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기독교대한복음교회가 태동한 전북 익산시 고도길 금마복음교회. 송주열 기자한편, 복음교회는 시무식이후 임원회를 열고, 창립 90주년 기념사업을 점검했다.
복음교회는 오는 6월 교단 창립자 최태용 목사의 복음교회 신학 학술대회를 열고, 9월에는 90주년 선교대회를 연다.
또, 표준 예식서와 복음논단 기념 책자 발간, 복음교단 유튜브 TV(짓멋선음) 개국 등 복음교회 신학적 전통을 알리는 작업에도 힘쓸 예정이다. 제주 방언에 이어 전라도 방언으로 엮은 '마가복음' 출간도 올해 안에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