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CBS연속기획 '무속 소비 사회와 교회', 오늘은 성경이 무속신앙에 대해서 어떻게 언급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성경은 무속신앙을 단호하게 끊어내라고 말하는데요, 오늘의 한국교회는 무속의 속성을 버젓이 이어오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성경에는 많은 구절에서 무당, 무속과 관련된 언급이 나옵니다.
애굽의 왕 바로는 모세의 재앙에 맞서기 위해 요술사들을 불러들이고(출애굽기 7-8장),
모압의 왕은 점쟁이 발람에게 복채를 주고 이스라엘을 저주하려다 실패합니다.(민수기 22장)
바벨론 왕은 자신의 꿈을 해석하기 위해 박수와 술객, 점쟁이, 술사들을 총동원합니다. (다니엘 2-3장)
빌립보로 전도여행을 간 바울은 귀신들려 점을 치는 노예를 귀신에게서 해방시킵니다. (사도행전16장)
어느 시대, 어느 지역에나 무속은 있었던 겁니다.
성경은 이 무속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보여줍니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거짓 영에 미혹되지 말고 그들을 가까이 하지 않도록 경계합니다.
[장동민 교수 / 백석대, 흥광교회 담임]
"귀신의 영, 거짓의 영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거짓으로 인도하는 거예요. 거짓말로. 거짓된 평안을 주기도 하고 그들의 공포심을 자극해서 자기의 물질적 이익을 취하기도 하고…"
[백광훈 원장 / 문화선교연구원]
"하나님 말씀이 우리 삶에 근본적인 지침이 되는 것인데 (무속이) 신앙의 순수성을 훼손할 위험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신학자들은 무속신앙이 본질적으로 개인적이고 이기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자신의 두려움을 물리치기 위해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기도 하고, 자기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 정의나 법 따위는 쉽게 무시한다는 겁니다.
이런 무속이 권력과 손을 잡게 되면 사회정의는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주술에 심취한 아합 왕의 아내 이세벨이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은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장동민 교수 / 백석대, 흥광교회 담임]
"(이세벨에게는) 법이고 정의고 이런 게 없어요. 다 무너뜨리고 그 사람을 죽이고 그 포도원을 취하게 됩니다. 그걸 보는 사람들은 다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아, 힘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구나 그리고 그 힘은 주술에서 나오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그것만을 바라게 되겠죠. 이게 무서운 결과를 낳게 되는 거예요. 나라가 망하게 되는 거지요."
단호하게 단절하라는 성경적 요구와 달리 한국기독교 신앙에는 무속의 속성이 혼재돼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장동민 교수 / 백석대, 흥광교회 담임]
"마치 목회자가 제사장처럼 하늘과 땅의 중재자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 무당이 복채를 받고 점을 쳐주고 기도를 해주고 이렇게 하는 스타일의 신앙, 이것이 굉장히 기독교 안에 만연돼 있잖아요."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기도하는 기복신앙의 모습은 무속이 만연한 사회에서 무속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회복함으로써, 무속과의 차이를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장동민 교수 / 백석대, 흥광교회 담임]
"가난한 사람을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나누어주고 이렇게 하는 게 (기독교의) 기본적인 정신인데 이것을 잃어버린 것이 오늘날 제일 큰 문제입니다. 세상을 위해 어떻게 기도하고 어떻게 희생하고 헌신할 건가를 생각하는 거죠. 이게 진짜 기독교가 되는 거죠."
한국교회가 기독교적 본질을 잃어버린 사이, 우리사회가 무속신앙을 거리낌 없이 찾게 만든 건 아닌지, 돌아볼 땝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취재 정용현 영상편집 김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