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이 계속해서 확산하며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봉사단은 피해 현장을 찾아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연대와 지원에 나섰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거대한 화마가 휩쓸고 간 경북 의성군. 마을 곳곳이 폭격이라도 맞은 듯 완전히 폐허가 됐습니다.
새까맣게 불탄 나무들과 뼈대만 남은 건물들이 심각했던 당시 상황을 보여줍니다.
100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지역주민들을 섬겨온 하화교회도 불길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교회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노력의 흔적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장혜숙 / 하화교회 장희용 장로 딸]
"전날까지 목사님이 정말 늦게까지 남으셔서 교회가 불탈까 봐 계속 물 뿌리고, 끝까지 남아 계셨어요. 그런데 어떻게 도저히 할 수가 없어서, 30분도 안 돼서 화마가 덮쳐서 저희 아버지랑 정말 마지막까지 남아서 그러시고…"
한국교회봉사단 김철훈 사무총장이 이번 산불로 전소된 하화교회를 바라보고 있다. 하화교회는 1904년 창립됐다. [스탠딩]
불길은 야산을 타고 마을을 덮쳤습니다. 매캐한 연기가 마을 전체를 뒤엎고 있고, 주택과 농장 시설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타버렸습니다. 곳곳엔 아직도 꺼지지 않은 불꽃들이 연기를 내뿜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봉사단도 피해 현장을 찾았습니다.
군포제일교회 성민원과 함께 무료급식 등 긴급 구호 활동을 펼치고, 피해 규모와 현장의 구체적인 필요를 파악해 장기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또, 이재민 대피소를 찾아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의 상한 마음을 위로했습니다.
[권끝남, 박세철 / 산불 피해 주민]
-처음에는 불이 막 번져서 겁이 나서 가슴도 두근두근 거리고 울면서 어쩔 줄 몰랐어요. (이렇게 불이 크게 난 건) 생전 처음봤어요.
-빨리 불이 꺼지면 좋겠어요. 이번처럼 불 붙은 건 처음 봐요. 너무 안타까워요.
군포제일교회 성민원은 경북 의성군 지역에서 이재민들가 봉사자들에게 무료 급식 지원 사역을 펼치고 있다.교회협과 한교봉은 또, 경남 창녕을 방문해 산불 진화과정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산불진화대원들과 공무원을 추모했습니다.
지금도 열악한 환경에서 헌신하고 있는 소방대원과 공직자, 자원봉사자들의 안전과 신속한 진화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김철훈 사무총장 / 한국교회봉사단]
"지금도 산불로 인해서 많은 곳이 무너지고 있는데, 그곳에 소방관들과 많은 대원들이 산불을 끄기 위해서 온 힘을 다 쏟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 땅에 화마로, 재난과 재해로 인해서 목숨을 잃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앞서서 노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교회협과 한교봉은 피해 지역에 위로금과 복구지원비 등을 전달하고 각 지역 기독교총연합회와 협력해 장기적인 지원활동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와 관계자들이 산청 산불 진화 과정에서 희생된 창녕군 공무원과 진화대원을 애도하기 위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한편, 산불은 안동, 청송, 영양을 거쳐 영덕 동해안, 지리산국립공원 내부로까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26일 오후 5시 기준, 사망자 24명과 부상자 26명, 2만 7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연대와 위로의 서신을 발표하고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기도해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교회협은 "모든 피해자들께 하나님의 위로와 평화,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며 "지금은 그 어떤 사안보다도 생명을 최우선에 두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종생 총무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마의 아픔,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이고 상실감인데, 이 일에 우리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야겠고, 정치‧사회적인 이슈 이상으로 함께 기도하고 온 국민이 이 일을 극복하는 데 매진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교회가 이분들과 함께 우는 자가 되면 좋겠다, 곁에서 그분들을 지켜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어 "생명의 회복과 공동체의 재건을 위해 지속적으로 기도하고, 행동할 것"이라며 위기의 시간을 함께 견뎌내기 위한 온 사회의 연대를 요청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사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