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지역 대형 산불이 강풍과 건조한 날씨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고 있는데요. .
교회와 성도들의 피해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안동시 임하면의 임하교회.
지난 25일, 거센 바람을 타고 인근 야산에서 날라온 불덩이들이 교회 사택을 완전히 태워버렸습니다.
녹아버린 가전 제품들과 무너져내린 야외 화장실은 겨우 몸만 빠져나올 수 있었던 당시 심각했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순식간에 번진 불길에 마을은 초토화됐고, 안타까운 인명피해마저 발생했습니다.
[남두섭 목사 / 임하교회]
"저 산 위에 벌건 불덩어리가 뜨는가 싶더니 주먹만 한 게 갑자기 날아와서 탁 떨어지고 여기 붙어서, 쉽게 말해서 포탄이 날아오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 때 강풍이 불었어요. 엄청 세게 불었거든요. 몸이 흔들릴 정도로. 그러니깐 불을 잡을 생각조차 못했어요."
경북 안동시 임하교회 남두섭 목사의 사택. 내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온전히 타버렸다.안동 일직면의 운산교회는 살수 장비를 통해 가까스로 교회의 피해를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도감도 잠시, 성도들의 주택이 전소됐다는 소식이 들리며 공동체의 아픔이 커졌습니다.
고령의 성도들이 하마터면 대피를 하지 못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권영환 장로 / 운산교회]
"지금 세 집이 전소돼가지고, 세 집사님 가정이 전소됐어요. 권사님은 늦게까지 그런 (심각한 상황인) 줄 모르고 방 안에서, 나이가 많으시니깐 TV 보다가 아들이 와서 피해 간 모양이에요. 가슴 아프죠. 형편이 좋은 집사님도 아니고…"
야산을 타고 번진 불로 전소된 한 교인의 주택.이 밖에도 안동제일교회와 영덕중앙교회, 울진 빛과소금교회 등 많은 교회들이 큰 피해를 입었고, 성도들의 주택과 사업장이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하루 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허탈감과 대피 생활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그리고 이후 복구 과정에 대한 막막함이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임정순 목사 / 안동시기독교총연합회 회장]
"피해를 본 교회들, 또 성도들 소식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안타깝고요. 산불이 진화되어도 집에 돌아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테니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고 계속해서 기도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청송 지역 산불 피해 현장 사진한편,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이재민들을 향한 도움의 손길과 마음이 모이며 연대의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이재민 대피소에선 지자체와 기업, 자원봉사단체 등이 협력해 무료 급식, 건강 검진, 정서 심리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독교계도 이재민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예장합동총회 구제부는 이재민 대피소 현장을 방문해 이재민들이 하루빨리 안정된 생활로 돌아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활동을 약속했습니다.
[고상석 목사 / 예장합동총회 구제부장 대행]
"(구호)물품이 오는 것만 와요. 골고루 와야 하거든요. 그런데 삼시 세끼를 다 여기서 먹고 자고 씻고, 옷 갈아 입고 그래야 하니깐, 사각지대가 있으면 협력하겠습니다."
안동체육관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기독NGO 희망친구 기아대책도 산불 피해 가정에 5억 원 규모의 긴급 지원에 나섭니다.
기아대책은 마스크와 생수, 생활 안정을 위한 물품 키트, 의료비, 주택복구비 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대피소에서의 생활과, 불길 진압 이후 생계가 막막한 이웃들을 위해 마음을 모아야 할 때"라며 구호물품과 생필품 마련을 위한 모금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스탠딩]
현재 경북 안동에선 불길이 다시 시내로 번지며 추가 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진화 작업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피해지역 교회와 이재민들을 향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그리고 기도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경북 안동에서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아동 가정을 돕기 위해 총 5억 원 규모의 긴급구호를 진행한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