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1700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고 있다.[앵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가 오늘(14일)로 1700회를 맞았습니다.
최근 들어 극우세력의 집회 방해와 피해자들을 향한 모욕, 역사 부정시도가 거세지는 가운데 시민들은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연대를 다짐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1700번 째 수요시위는 지난 11일 별세한 이옥선 할머니를 추모하며 시작됐습니다.
수요시위 참가자들은 14살의 어린 나이에 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가 고초를 겪었지만, 인권 운동가로 거듭나 전세계에 '위안부'피해 실상을 알려온 이 할머니의 삶을 기렸습니다.
살아 생전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다는 할머니의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지만 그 뜻과 정신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이옥선 할머니 /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난 2019년 7월 10일, 제1395차 수요시위)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이 하나도 없이 다 죽고 없다고 해도 이 문제 꼭 해명해야 됩니다. 왜? 후대가 있기 때문에. 후대가 있고 우리 역사가 뚜렷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꼭 해명해야 합니다."
고 이옥선 할머니 영정 사진 향해 손 흔드는 이용수 할머니.이옥선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정부에 공식 등록된 피해 생존자는 240명 중 6명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수요시위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는 "법적으로 승리했지만 여전히 일본은 묵묵부답이고 정부는 할머니들이 방치하고 있다"며 "새로 출범할 정부는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 /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왜 아직까지 우리를 방치합니까. 할머니들을 점점 별세하도록 만들고, 다 할머니들 다 가도록 기다리는 겁니까? 다음에 대통령이 되시는 분은 일본에 강제로 끌려간 위안부 문제 제일 먼저 대통령이 되시거든 해결하시기를 간절히 부탁합니다."한편, 수 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극우 단체들이 방해 집회는 최근 들어 더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바로 앞 도로에서 확성기로 피해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반말과 조롱, 모욕하는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법적 대응이 어려운 고령의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단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입니다.
시민들은 "일본 정부와 동조자들은 불의한 과거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날을 바라고 있겠지만, 정의로운 시민들은 결코 역사를 잊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 부정세력에 단호히 맞서 나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정찬호 / 강원 춘천 역사동아리 회원, 강원대학교 학생]
"그들은 기억의 죽음을 바라고 있습니다. 기억하려는 사람들의 입을 막고 부조리한 역사를 반복하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반항은 결코 결실을 맺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여기 계시기 때문입니다."[이나영 이사장 / 정의기억연대]
"1700차 수요 시위에 모인 우리는 다짐한다. 미래 세대를 위해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던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의 뜻을 이어받아 전쟁 없는 세상, 전시 성폭력 없는 세상, 혐오와 차별이 없는 세상을 위해 나아갈 것이다. 1700번의 바람을 넘어 우리 모두의 수요시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스탠딩]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1700번의 외침. 34년째 이어져온 시민들의 외침은 역사 부정세력의 준동 속에서도 평화의 깃발이 되어 더욱 단단한 연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1700회차 맞은 수요시위.[영상기자 최내호 ] [영상편집 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