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독교 통일운동단체인 평화통일연대가 6.3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평화포럼을 개최했습니다.
12.3 내란사태를 통해 드러난 한국교회 극우화 현상을 성찰하고, 차기 정부가 나아가야 할 한반도 평화정책의 방향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12.3 내란사태와 탄핵정국, 그리고 6.3 조기 대선까지.
격동했던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며 한국교회의 현실을 성찰하는 포럼이 열렸습니다.
발제자로 나선 정종훈 연세대 교수는 "극우 개신교의 정치적 행보와 대형교회 목사들의 동조, 그리고 대다수 목회자들의 침묵이 최근 한국교회의 신뢰도 하락과 민주주의 위기를 야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정 교수는 이어 "탄핵 이후에도 목회자들은 자기반성은 커녕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예언자적 설교가 금기시 되고 있는 교회 내적 분위기는 교회의 자정능력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정종훈 교수 / 연세대학교, 평화통일연대 공동대표]
"한국 사회가 지금 병들어가고 있고,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는 이 상황 속에서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침묵하고 있는데, 침묵하는 이유가 뭐냐, 결국 자기가 살기 위한 겁니다. 이미 극우화돼 있고 보수화돼 있는 (한국교회) 맥락 속에서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는) 담임목사를 용납 못 하는 거예요. 그러니깐 담임목사가 감히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스스로 자기 검열 속에서 절제하는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 있습니다."
지난 17일 서울 용산구 효창교회에서 진행된 평화통열연대 제2회 평화포럼.정 교수는 "이러한 극우화 현상의 뿌리는 한국교회의 흑역사에 대한 과거 청산의 부재에 있다"며 "교회가 과거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않는 한, 같은 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사참배와 태평양전쟁 지지, 서북청년단 활동, 독재 정권과의 결탁 등 반민주·반인권적 행위에 동참했던 교회사에 대한 가감없는 진상 규명과 신학적 연구, 사죄,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이 필요하단 겁니다.
그러면서, "독일교회가 나치 협력의 과오를 인정하며 공적 책임을 위해 '공공신학위원회'를 설립한 것처럼, 한국교회도 사회·윤리적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신학적 통찰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종훈 교수 / 연세대학교, 평화통일연대 공동대표]
"(독일교회는) 1945년 5월 8일 독일이 패망하자마자 그때부터 과거 청산 작업을 시작했고, 동서 냉전의 한 가운데서 평화를 향한 평화의 발걸음을 내딛도록 그렇게 도전을 했던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기독교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공신학위원회'를 운영하고, 심도 있는 정책을 사회 전반에 제안해야 한다는 겁니다."한편, 새 정부의 평화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도 마련됐습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을 역임한 배기찬 박사는 "이번 대선처럼 남북관계가 이슈가 되지 않은 적이 없다"며 "차기 정부는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보다 능동적이고 실용적인 대북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배기찬 박사 /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비핵화 가지고는 남북 간의 대화가 이루어질 수가 없어요. 북한은 비핵화 문제는 남북 간 의제로 삼으려고 하지도 않아요. 따라서 확성기 문제부터 시작해서 대북 전단 문제, 오물 풍선 문제, 이것으로부터 남북 간의 소통 채널을 복원하고 대화를 복원시키면서 한 발 한 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또 미국과 북한이 적극적으로 회담하게 하고, 적극적으로 합의하도록 만드는 것, 그렇게 역할을 하는 것이 오히려 남북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하나의 발판을 만들 수 있다…"평화통일연대는 "이제는 한국교회가 책임있는 자기반성과 실천을 통해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길을 함께 열어가야 할 때"라며 전환적인 사고와 노력을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