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적 바람과 기대를 어떻게 이루어갈지 관심이 높습니다.
특히 새정부 출범에 한국교회는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한국교회의 정치참여에 몇 가지 의미있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대선 이후 한국교회의 역할을 생각해보는 기획보도, 오늘은 교회의 정치 참여 방식에 대해 짚어봅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한국교회의 정치참여는 진영논리 속에서 주로 선거와 투표, 당선에 집중돼 있습니다.
이번 21대 대선 역시,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교회는 진보-보수의 진영논리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일인 3일 서울 영등구포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그러다 보니 지지하는 진영이 서로 다를 경우 교회 안에서 분열양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일부 목회자들은 예배나 집회에서의 지지 발언 등으로 선거법 위반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원하는 진영의 후보자가 당선되면, 우호적 입장에서 무조건적으로 옹호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당시 보수 기독교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진보적 신앙인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윤석열폭정종식그리스도인모임 운영위원장을 맡았던 정진우 목사. 원하던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낙관적 기대만 하진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몇 차례 소위 민주정권이 들어섰을 때에도 기대와 희망을 가졌지만, 어떤 정권도 역사적 과오와 한계가 있었다면서, "교회는 늘 교회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진우 목사 / 전 윤석열폭정종식그리스도인모임 운영위원장]
"인간은 결국 죄성으로부터 자유스럽지 못하고 언젠가 유혹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교회가 놓쳐서는 안 된다, 정치적 낙관주의에 휘말려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이 들고요. 어떤 정권 하에서도 교회는 교회의 자리를 지키고 비판하고 견제하는 기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서울 중구 한화오션 본사 앞에서 고공농성중인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김형수 지부장. 그리스도인들이 선거와 투표에 집중된 정치참여보다 일상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14개 기독교사회선교단체들의 협의기구인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기사련은 새 정부 출범 열흘 밖에 안됐지만 당장 고공농성중인 노동자들을 위한 정부차원의 해법을 요구할 예정입니다.
기사련 집행위원장인 박형순 목사는 "우리사회 약자들의 삶을 돌아보고 연대하는 활동이 일상의 정치행위와 같다"고 말했습니다.
정치에 일방적으로 맡겨두는 게 아니라 정치가 미처 돌보지 못한 영역을 수시로 살펴 정부정책으로 이어지도록 교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겁니다.
[박형순 목사 /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집행위원장]
"사회선교활동을 하면서 정치를 (다시 생각하게 됐는데) 사람을 선택하고 진영을 선택하는 정치는 2차적 개념일 수 있겠다. 진짜 중요한 건 이 사회를 바르게 조금 더 바르게 세우는 흐름, 흐름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정치라고 받아들여 지더라고요."야당에서 여당으로 입지가 바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1일 기도회를 열고, 새 정부와 함께 하나님과 국민 앞에 올바른 정치를 펴나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이 다짐이 말에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교회의 예언자적 비판기능과 사회약자와 연대하는 일상의 정치참여가 한국교회에 필요한 때입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취재 정용현 영상편집 김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