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선 이후 한국교회는? ① 균형잡힌 신앙인 양성해야

  • 2025-06-13 14:27



[앵커]
21대 대통령 취임 이후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가 예상됩니다.

교회 또한 달라진 시대 흐름에 따라 새로운 선교 전략을 모색해야 할텐데요. CBS는 대선 이후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돌아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먼저 교회 안으로까지 파고든 이념 갈등 문제를 돌아보며,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신앙 교육의 필요성을 짚어봅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12.3 내란 사태와 탄핵 정국은 우리사회 전반에 정치적 혼란과 갈등이 증폭된 시기였습니다.

문제는 교회 또한 통합과 화해를 이끌기보단 오히려 갈등의 최전선에 서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바탕에 왜곡된 근본주의 신앙이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복음 전파의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기 위해선 균형잡힌 신앙인을 길러내야 한단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장신대 총장을 지낸 임성빈 교수는 "균형 잡힌 신앙인이란 자기 자신을 절대화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끊임없이 성찰하는 사람"이라며 "신앙에 대한 확신과 동시에 타인을 향한 환대의 태도와 교양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창조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타인을 이해하려는 겸손한 태도를 가지고 자신을 점검해야 한다는 겁니다.

[임성빈 명예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전 총장]
"하나님의 사랑의 동역자로 부름을 받았으니까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사람들이지 심판자는 아니란 말이죠. 하나님의 마음보다 내 마음이 앞서서 내 뜻대로 세상을 사랑하려고 하면, 이게 폭력이 되잖아요.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확신하면서 그 확신을 가지고 이웃에 대한 환대로 나아갈 수 있는 건 굉장한 영성이거든요. 이 영성이 부족하면 율법주의로 가는 거죠."


임 교수는 "교회의 신앙 교육과 훈련 또한 단순히 교회 성장이나 일꾼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의 인격과 사회적 책임, 공동선의 가치를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신앙은 개인적 차원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사회 제도의 일원으로서 온전한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선 성경 해석의 다양성과 사회·정치 문제에 대한 비판적 사고, 올바른 역사관, 시민교육 등 신앙 외적인 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성빈 명예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전 총장]
"우리가 세상을 제대로 사랑하려면 세상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돼요. 일반 은총의 영역에서 세상을 살아가려면 세상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죠. 세상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지금 어떤 영적인 갈망이 있는지… 기독교적 정체성에 기반해서 우리가 일반 시민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합의된 그런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 합니다.)"

특별히, "가짜뉴스 등으로 교인들을 선동해 교회를 정치 도구화하려는 움직임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알고리즘 편향 등 디지털 환경에서 나타나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 교회가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임성빈 명예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전 총장]
"디지털 리터러시(문해력)라든지 이런 교육을 교회에도 계속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에코 챔버효과'가, 이렇게 '반향실 효과'가 나잖아요. 알고리즘에 의해서 우리가 어떻게 보면 조작되는 현실은 신앙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으니까…"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사장을 지낸 손봉호 장로는 "정치적 이념 또한 하나의 우상이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교회와 정치 영역과의 건강한 거리 설정을 당부했습니다.

손 장로는 "교회가 물질적 성공과 세속적 권력에 집중하면서 정치와 너무 가까워졌다"며 "주류 종교로서 영향력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희생, 윤리적 실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손봉호 장로 / 고신대학교 석좌교수, 6월8일 CBS광장]
"(교회의 영향력을 통해) 세속적인 이익, 경제적인 이익을 본다든가 정치적인 이익을 본다든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굉장히 타락한 기독교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교회가 할 수 있는 건 도덕적인 원칙, 정의라든가 절제라든가 투명성이라든가 공정성이라든가 이런 것에 관심을 써야 합니다. 우선 불행한 사람, 고통받는 사람의 고통을 줄이는 쪽에 교회가 주로 관심을 써야 된다고 봐요."

교회가 정치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 나라의 보편적 가치를 중심에 둔 균형잡힌 신앙인으로서 윤리·도덕적 권위를 회복하고 공동선과 사회 통합에 기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정 정치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 말씀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의 제자를 길러내는 일에 교회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겠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이선구] [영상편집 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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