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3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대한성공회 대학로교회에서 '극우주의와 세계교회의 대응'을 주제로 국제에큐메니칼회의를 개최했다. 사진 NCCK 제공[앵커]
세계 교회들이 복음의 본질을 훼손하는 전지구적 기독교 극우현상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오늘(30일)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신학자와 에큐메니칼 지도자들을 초청해 극우주의에 대응하기위한 국제 에큐메니칼 회의를 열었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전세계 기독교계가 크리스천 내셔널리즘, 우리말로 '기독교 극우주의'의 확산을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유럽, 중동 등지에서 기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극우적 혐오와 폭력이 복음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갈등과 분열, 차별과 혐오를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우리나라와 미국, 아시아지역에서 발흥하는 기독교 극우주의에 대해 성찰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국제 에큐메니칼 회의를 마련했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위협했던 12.3 내란사태와 미국 사회 이주민 차별정책, 이스라엘의 인종청소 정책 사례 등을 분석하고 기독교 극우주의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립니다.
[녹취] 김종생 총무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겨우 민주주의가 위험한 지경은 막았지만, 그렇다고 극우정치나 종교 근본주의와의 연계가 여기서 끝날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이 일이 신학적 성찰이 되고 우리들의 실천의 연대의 좋은 계기가 되면 좋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국제에큐메니칼 발제자들이 '아시아 극우주의와 교회의 대응'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송주열 기자
국제에큐메니칼회의 참석자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송주열 기자미국 현지에서 영상으로 주제 강연에 나선 요르그 리거 명예교수는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는다고 한 사도 바울의 말을 인용해 "세계 교회가 지배 권력과 기독교 극우화의 연결을 끊어내는 두터운 연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요르그 리거 박사(신학 명예교수) / 미국 밴더빌트대
"대규모 자본과 권위주의를 사랑하는 지배 엘리트들에 의해 뒷받침되는 지배 권위주의적 권력은 우리가 조직화되고 더 두터운 연대를 구축하지 않으면 세계를 지배하고 종교를 통제할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을 언급한 일본 신학자 가야마 히로토 박사는 "극우 폭력의 뿌리는 그리스도교가 만들어 온 '이교도 차별'과 유사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교회가 사랑에 기반한 겸손한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뼈있는 말을 전했습니다.
[녹취] 가야마 히로토 박사 / 도미사카그리스도교센터 연구원
"극우주의자들의 연합체가 국가의 주도권을 장악한 이스라엘은 국가에 의한 '정당한 폭력'으로써 학살과 민족 청소를 자행하고 있으며, 미국 극우 정권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극우 폭력의 뿌리에는 인종주의적 차별이 있고, 그것은 그리스도교가 만들어 온 '이교도 차별'과 유사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극우주의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안으론 차별받고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 제시됐습니다.
NCCK 에큐메니칼신학과교육위원회 김민아 박사는 극우 개신교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는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적약자들을 환대하고 치유하는 포용의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민아 박사 / NCCK 에큐메니칼신학과교육위원회
"극우 개신교의 정체와 행태에 대한 분석에 더하여 이들이 가하고 있는 혐오와 폭력에 단호히 맞서는 일입니다. 대화나 이해의 이름으로 피해자들의 존재를 희생시키는 것은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국제에큐메니칼회의는 이틀동안 극우주의와 세계교회의 대응을 주제로 논의를 이어간뒤 세계교회의 행동계획을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입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