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최근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해 남아있던 아이들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돌봄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인데요. CBS는 아이 돌봄 복지에서 한국교회의 역할을 생각해보는 기획보도 '구멍난 아이 돌봄, 교회가 나선다'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짚어봅니다.
돌봄 사각지대 화재로 어린 자녀 숨지는 일 잇따라
정부와 지자체, 각종 돌봄 서비스 제공에도 한계
24시간 돌봄 어렵고 공급자 중심에서 못 벗어나
"생명과 가정 성경적 가치관 가진 교회가 나서야"
"복수 용도 허용으로 교회 공간 활용도 가능해져"
[앵커]
최근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화재가 발생해 남아있던 아이들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면서 돌봄 시스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고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인데요.
CBS는 아이 돌봄 복지에서 한국교회의 역할을 생각해보는 기획보도 '구멍난 아이 돌봄, 교회가 나선다'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짚어봅니다.
보도에 최창민 기잡니다.
[기자]
지난 2일 밤 11시쯤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9살과 6살 난 두 자매가 숨졌습니다.
화재 당시 부모는 에어컨을 켜두고 잠시 집을 비운 상태였습니다.
불과 9일 전인 지난달 24일 새벽 4시 10분쯤에는 부산 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 10살과 7살 난 두 자매가 숨졌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당시 부모는 새벽 청소 일을 하러 집을 비운 상태였습니다.
4개월 전인 지난 2월에는 인천의 한 빌라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불이 나 12살 A양이 숨졌는데 화재 현장에서는 빈 컵라면 용기가 무더기로 발견됐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녹취]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 6월 26일 첫 출근길 인터뷰
"부모님께서 새벽에 일을 나가셨던 그 시간에 돌봐줄 어른이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그 가족 곁에 국가라는 돌봄 시스템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계속해서 알람소리처럼 제 마음을 깨웁니다."
현재 정부는 영유아부터 중고등학생까지 공동육아나눔터와 다함께돌봄센터, 초등돌봄교실 등 각종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한계가 분명합니다.
24시간, 모든 곳에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다 여전히 수요자 중심이 아닌 공급자 중심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장헌일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
"돌봄 서비스 제공 시간이 오후 6시까지, 실질적으로 24시간 돌봄을 하기는 역부족이죠. 그리고 그 시스템 자체가 한계에 와 있습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굉장히 부족하죠. 민간 영역이 참여를 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선교적 사명으로 전국 모든 도시와 농촌에서 지역 주민과 밀접하게 교류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돌봄 공백 해소에 기여하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특히 교회는 생명의 소중함, 가정에 대한 성경적인 가치관이 잘 정립되어 있는 만큼 민간의 다른 어떤 곳보다 신뢰성을 가지고 돌봄 공백에 잘 대응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장헌일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
"교회가 가지고 있는 것은 생명의 소중함, 그리고 성경적인 가치관에 있어서 자녀와 가정의 소중함 이런 성경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민간 영역의 돌봄을 통해 아이돌봄 서비스를 맡는다면 신뢰감, 접근성, 책임성이 훨씬 더 민간 영역의 어떤 기관보다 의미가 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정부도 저출산 문제 해결과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한 민간과 종교 분야의 역할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건축법 개정을 통해 종교시설과 노유자 시설 간 복수 용도를 허용했습니다.
[인터뷰] 장헌일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장
"복수 용도가 허용이 되었기 때문에 노유자 시설 안에서 얼마든지 교회가 용도 변경을 하지 않아도 돌봄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준비가 되어 있어요. 문제는 교회가 얼마나 전문성을 가질 것인가, 돌봄의 사각지대에서 교회가 얼마나 책임성과 사명감을 가지고 돌봄을 해낼 수 있겠느냐 입니다."
건축법 개정으로 교회 건물을 활용한 돌봄 복지가 가능해진 만큼 한국교회가 지역 사회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보다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CBS뉴스 최창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