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구멍난 아이 돌봄, 교회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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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 한국교회 역할은? ② 평일 유휴 공간 아이들 돌보는 교회들 ③ 지역의 돌봄 공백 함께 메우는 교동협의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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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의 교회들이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형태로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곳이 있습니다.
아이 돌봄 복지에서 한국교회의 역할을 생각해보는 CBS 기획보도 '구멍난 아이 돌봄, 교회가 나선다'.
오늘은 마지막으로 지역사회 돌봄 공백을 촘촘하게 메우고 있는 서울 마포 대흥동 교동협의회를 찾아가봅니다.
교회와 지역사회의 연대가 얼마나 큰 힘을 지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최창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마포 우리교회 예배당.
여러 가지 사연으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교회에서 만나 울고 웃으면서 서로의 감정과 경험을 나눕니다.
한부모가정이라는 특별한 상황에서 아이를 돌봐야하는 엄마들은 이곳에서 삶을 나누며 가정을 이끌어 갈 새 힘을 얻습니다.
[인터뷰] 최정인 / 한부모가정 자조모임 참여자
"처음에 여기 들어왔는데 한부모 회원들이 서로 자기 얘기를 잘 안하더라고요.자기 속에 있는 말들을 다 끄집어내서 얘기를 하다보니 서로 마음 터놓고 얘기도 하고 속에 있는 얘기를 하다보니 아주 끈끈한 관계가 되었습니다."교회의 문턱을 낮춰 10여 년 동안 한부모가정 자조모임을 이끌고 있는 김연태 목사는 돌봄 사역을 통해 특별한 은혜를 경험한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연태 목사 / 서울 마포 우리교회
"한부모들이 처음에는 자존감이 약하고 가정도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어떻게 살아야 되나 하는 걱정을 하시는데 모임 이후에는 자신감도 갖게 되고 자존감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인근에 위치한 서울 마포구 대흥교회는 10여 년 전부터 교회 공간을 활용해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긴급하게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도움을 받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인터뷰] 조미옥 센터장 / 시냇가에심은나무아동센터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센터에서 돌봄을 받으면서 대학교도 요리학과에 진학해서 졸업하고 군대도 다녀와서 사회의 일원으로 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예배 시간이 아닌 평일에 아이들을 만나는 건 큰 기쁨입니다.
[인터뷰] 이영섭 목사 / 서울 마포 대흥교회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면서 받은 가장 큰 은혜는 아이들을 매일 오후에 만난다는 겁니다. 교회에서 제공하는 학습지도, 정서적 안정을 위한 상담,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보는 것 자체가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교회와 대흥교회 등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9개 교회는 9년 전부터 대흥동 교동협의회라는 이름으로 모여 지역사회의 돌봄 공백에 함께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정기 모임에는 지자체 관계자와 지역 정치인 등도 참여해 지역사회의 돌봄 과제와 계획을 나누고 점검합니다.
지역사회 돌봄 수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지자체와 신앙을 바탕으로 나눔과 돌봄을 위해 헌신할 준비를 갖춘 교회들이 함께 연대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돌봄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습니다.
[인터뷰] 이영섭 목사 / 서울 마포 대흥교회
"많은 돌봄의 욕구가 분출되는데 한 교회가 다 감당할 수 없거든요. 그것을 나눠서 감당하면서 돌봄의 사각지대를 채울 수 있다는 의미가 있고요. 어느 교회는 아동, 어느 교회는 노인, 청소년 이렇게 나눠서 하면서 집중적으로 돌볼 수 있고요."
여러 교회들이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함께 펼치는 사이 교회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인식도 크게 개선된 것을 느끼게 됩니다.
[인터뷰] 김연태 목사 / 서울 마포 우리교회
"각 교회가 가진 장점을 통합해서 함께 마을을 섬긴다는 개념인데 너무 좋습니다. 전도도 함께하고 사역도 함께하고 또 어떤 교회에서 무슨 사역을 한다고 하면 같이 도움을 주면서 교회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개선이 되고…"
마포 대흥동 외에도 전국 곳곳에는 지역 교회들과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독거노인 지원을 비롯해 지역사회 복지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맞벌이 증가와 가정 형태 다양화로 혼자 남겨지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교동협의회와 같은 교회와 지자체의 협력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켜내고, 더불어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 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CBS뉴스 최창민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이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