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행렬을 멈추자…"9월 10일 전후 생명보듬주일로"

  • 2025-08-09 10:01

지난해 자살 사망자 1만4천명…13년 만에 최고
교회가 나서 한국사회 죽음의 행렬 멈춰 세워야
라이프호프, 제13회 생명보듬주일 선포식
'목회자를 위한 애도상담 가이드북' 공개

[앵커]

지난 한 해 동안 자살 사망자가 만 4천 명을 넘어섰고 한국교회 교인 중 자살 사망자도 2천 6백 명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고립과 불안, 불평등 심화 등으로 병들어가는 한국 사회 죽음의 행렬을 막기 위한 한국교회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인데요.

세계자살예방의 날인 9월 10일을 전후로 생명보듬주일을 지키자는 신앙 운동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창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통계청 조사 결과 지난해 자살 사망자는 만 4천 4백 명.

2011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많은 숫잡니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를 나타내는 자살률은 지난해 28.3명으로 2022년부터 3년 연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 중 남자는 만 3백명 여자는 4천명으로, 남자가 2배 이상 많았고 그 비율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연령별로는 40대와 50대 중장년층이 전체 자살 사망자의 40%를 차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심화한 고립과 불안이 시차를 두고 나타난 데다 불평등 심화, 고령 인구 증가, 경기 불황 등이 자살 건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임정아 박사 / 감리교신학대학교 학생생활담당실장]
"성도들 간의 친밀한 나눔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상실감, 코로나 합병증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냈지만 제대로 장례식을 드리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과 상실감으로 많은 성도들이 아직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이나 이태원 참사 같은 것도 우리 국민들 안에 깊은 상실감을 남겨 놓았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도 자살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지난해 한국교회 교인 중 자살 사망자는 2천 6백여 명, 목회자는 30여 명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김주선 목사 / 생명문화라이프호프 사무국장]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이런 이유로 시도를 한다고 합니다. 경제적 원인, 가정의 불화, 성적, 시험, 직장, 육체 정신적 고통, 사별. 이 얘기들이 우리 교인들의 삶에 오롯이 다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떨어질 수 없다는 겁니다. 심지어 이렇습니다. 교인 10명 중에 1명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 이건 공식적인 데이터입니다."

제13회 생명보듬주일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자살 예방 신앙 운동 동참을 다짐하고 있다. 최창민 기자제13회 생명보듬주일 선포식에서 참석자들이 자살 예방 신앙 운동 동참을 다짐하고 있다. 최창민 기자기독교계에서는 자살 예방과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해 세계자살예방의 날인 9월 10일을 전후로 생명보듬주일을 지키자는 신앙 운동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가 주최한 생명보듬주일 선포식은 올해로 13년째를 맞았습니다.

[조성돈 대표 / 라이프호프 기독교자살예방센터]
"처음 라이프호프 시작할 때만해도 자살자에 대한 장례가 가능한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을 때였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자살자에 대한 장례가 가능하다 이것도 상당히 큰 변화인데 이뤄졌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인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생명보듬주일 같은 때 각 교회들이 선포해주고 나누고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가서 이뤄진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올해 생명보듬주일 선포식에서는 상실과 비탄에 있는 성도들을 돕기 위한 '목회자를 위한 애도상담 가이드북'이 공개됐습니다. 

가이드북에는 애도의 10가지 핵심원리, 애도 상담자가 알아야 할 10가지 기본항목, 애도 과정에 대한 이해 등이 담겼습니다.

또 설교문과 기도문, 청소년 교육 교재 등을 제시하며 이웃을 돌보고 생명의 가치를 나누는 생명보듬주일 신앙 운동에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CBS뉴스 최창민입니다.

[영상 기자 정용현] [영상 편집 김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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