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허경영 실체] ① 하늘궁, 교인 피해 잇따라

  • 2025-11-03 18:39

허경영 씨 구속 후에도 하늘궁에선 '신인님'…허씨 신격화·경제적 착취 계속돼
교인 피해자 "남편 잃고 건강 악화됐을 때 허씨 강연 접해…1억 3천만 원 피해"
"허황돼 보이지만 급한 상황 속에서 출구 찾아 따라갈 수 있어…대처 필요"




[앵커]

정치인이자 종교인으로 알려진 허경영 씨는 현재 사기와 성추행,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허경영 씨가 대표로 있는 단체인 하늘궁에 많은 기독교인들이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CBS는 대외적으로는 정치인이면서 하늘궁에서는 신격화 된 허경영 씨의 실체를 파헤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허경영 씨 구속 후에도 정상 운영되고 있는 하늘궁을 취재했습니다.

장세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하늘궁 허경영 씨는 추종자들의 돈 수억 원을 가로채고, 아픈 곳을 치료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여성들을 강제 추행했다는 혐의 외에도 법인자금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하늘궁 피해자들은 허씨 구속 후에도 하늘궁에선 여전히 허씨에 대한 신격화와 경제적 착취가 계속되고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인터뷰] A씨 / 하늘궁 피해자
"지난주 토요일에 해외 지지자와 국내 지지자들을 모두 끌어들여서…하늘궁에 있는 OOO라는 2대 교주에게 그 영적인 능력을 이양하고 갔습니다. 구치소로, 허경영이. 그래서 지금도 지지자들로부터 수많은 영성대금, 축복 100만 원, 명패 300만 원, 대천사 1억 원 이런 돈들을 지금도 계속해서 (받고 있습니다.)"

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하늘궁. 정용현 영상기자경기도 양주에 위치한 하늘궁. 정용현 영상기자
취재진이 직접 찾은 하늘궁.

허씨 구속 후에도 여러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는데, 최근에는 해외 추종자들도 하늘궁을 찾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녹취] 하늘궁 관계자
"뉴스는 볼 것 없고 그래서 우리가 이번에도 지금 해외에서 30여 명이 지금 순례한다고 오늘도 왔는데 그분들이 왜 오겠어요? 해외에서."

신적 존재인 '신인'으로 추앙받는 허씨를 대신해 대리자가 '축복'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며, 하늘궁 내 천국 격으로 불리는 '백궁'의 명패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녹취] 하늘궁 관계자
"우리 인간하고는 몸은 인간의 모습인데 실제 이 영적인 차원은 우리하고 (다르게) 완전히 뛰어난 분이거든요."

하늘궁의 행사와 프로그램에는 기독교인들도 현혹되고 있었습니다.

6년 전 교회를 다니던 중 허씨의 강연을 처음 접했다는 B씨.

남편을 잃고 병까지 얻으면서 몸을 치유해준다는 하늘궁에 빠져들었습니다.

[인터뷰] B씨 / 하늘궁 피해자
"허경영이 어떤 말을 하느냐 하면 자기가 하나님이래. 토요일 날 2만 원, 일요일 날 10만 원, 평일 날 10만 원, 상담 다 현금."

우유에 허씨의 이름을 적으면 썩지 않고 만병통치약이 된다는 '불로유'가 여전히 집에 가득한데 구입한 지 2년이 돼 갈색으로 변한 우유를 B씨는 지금도 버리지 못하고 가끔 먹고 있습니다.

B씨는 하늘궁에 빠져 1억 3천만 원 이상을 썼다며 결국 가족과의 관계도 끊겼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B씨 / 하늘궁 피해자
"내 몸이라도 좋아지면 더 이상 바랄 것 없다 생각을 하고 갔잖아요. 보증금 내서 했으니까, 천만 원도 나한테 엄청 크고 백만 원도 엄청 크거든요. 딸이 진짜로 내 손길이 필요할 때 안 가고…"

하늘궁 피해자와 '불로유'. 하늘궁 피해자와 '불로유'. 
B씨와 같은 피해자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기독교계의 적극적인 대응은 없었습니다.

예장 합동총회는 지난 2021년 106회 총회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교인들이 현혹되는 사례가 많다며 하늘궁 허경영씨에 대한 조사 여부를 다뤘지만, 조사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아 헌의안을 기각한 바 있습니다.

[인터뷰] 유영권 목사 / 예장합신 이단대책위원장
"허황돼 보이지만 급한 상황 속에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거기서 어떠한 기회가 있지 않을까, 출구가 있지 않을까 하고 따라갈 수가 있어요. (이단) 2세대가 사라지고 있고 이제 3세대가 등장하는 과정 중에 있는데 완전히 사라지는 게 아니라 새롭게 시작을 할 거예요, 파생 집단을 통해서. 교회가 지금 대처해야 될 부분은 그러한 조짐이 보였을 때 빠르게 대처해서"

허경영 씨가 구속됐지만 하늘궁의 종교적 실체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하늘궁에 빠져 피해를 입었다는 이들이 있는 만큼 교계 차원의 대처가 필요해 보입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영상 기자 이정우 정용현] [영상 편집 서원익]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