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의 눈물 닦은 '여명학교'…마침내 찾은 희망의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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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서울시교육청·현대차와 교사 건립 업무 협약
2004년 탈북청소년 대안학교로 설립 후 '떠돌이 생활'
부지 매입에도 주민 반대 등에 번번이 교사 건립 무산
최근 3년간 폐교 임시 사용했으나 내년 2월 만료 앞둬
총 160억 원 투입해 새 교사 건립…2029년 완공 목표
현대차 60억·학교 100억 부담 후 교육청에 기부채납


[앵커]

북한이탈청소년들의 온전한 자립을 돕기 위해 세워진 '여명학교'.

지난 20년 동안 400명이 넘는 아이들을 품어왔지만, 정작 학교 자체는 님비 현상에 밀려 제대로 된 건물 하나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아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마침내 이 기나긴 방황을 끝내고, 민관의 따뜻한 협력으로 든든한 보금자리를 얻게 됐습니다.

정원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04년 상가 건물에서 첫발을 내디딘 여명학교.

탈북 청소년들이 남한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는 귀한 배움터였지만, 학교가 걸어온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번듯한 교사를 짓기 위해 부지를 매입하고도 일부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무산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최근 3년은 서울 강서구의 한 폐교 건물을 빌려 임시로 수업을 이어왔지만, 이마저도 내년 2월 사용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쫓기듯 떠돌던 아이들의 상처 위로 마침내 희망의 빛이 찾아왔습니다.

서울시교육청과 통일부, 그리고 기업이 손을 잡고 지금의 임시 부지에 정식 교사를 짓기로 한 겁니다.

조명숙 교장은 눈시울을 붉히며 감격을 전했습니다.

[녹취] 조명숙 교장 / 여명학교
"그동안 품을 내주지 않는 사람들 안에서 제가 꿈이 하나 생겼습니다. 새로운 곳에는 아이들이 환영받으면서 이사했으면 좋겠다. 제가 그동안 받았던 서러움, 아이들한테 미안했던 게 다 갚아지고 아이들한테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 교사는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총 160억 원이 투입됩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60억 원을 지원하고 여명학교가 100억 원을 마련해 건물을 지은 뒤, 이를 서울시교육청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입니다.

정부 역시 이 같은 뜻깊은 동행에 깊은 감사의 뜻을 밝혔습니다.

[싱크] 정동영 통일부 장관
"북향민 청소년들에게 이런 꿈을 주는 배움의 터전을 만드는 데 앞장서신 데 대해서 정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를 표합니다."

그동안 차가운 냉대 속에서 움츠러들었던 탈북 청소년들.

이제는 우리 사회가 내어준 따뜻한 품 안에서 남북을 잇는 미래의 주춧돌로 자라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CBS 뉴스 정원희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김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