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 (산정현교회, CBS 자문위원)
김관선 목사 제공.
언젠가 제주도에서 만난 목사님이 생각난다.
필자가 섬기는 교회에서 매년 농어촌목회자 초청 위로회를 했었다. 매년 20가정의 농어촌 목사님 부부가 함께 했었다. 어느 해인가 그분들을 제주도로 초청했다. 그때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눈 목사님의 말씀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흑산도에서도 또 배를 타고 가야 하는 외로운 섬에서 목회하는데 전 교인이 8명, 모두 70대 이상이라 하셨다. 그런 이들이 앞으로 한 분, 한 분 천국에 가시면 목회도 마무리해야 한다고 하셨다. 물론 목사님도 언제 가실지 모르겠지만.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로인 섬에서 천국 환송해 드리는 것이 목사님의 주요 사역이라고 하셨다. 어딘지 쓸쓸해 보였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을 기쁨으로 감당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제는 그 목사님의 생사조차도 모른다. 그러나 늘 가슴에 품고 있었다. 그 섬 교회 목사님뿐 아니라 농어촌 목회자들이 제주 여행에서 밝게 웃던 모습까지 매우 선명하다.
바로 그분, 그리고 같은 처지의 농어촌 목회자들을 위해 늘 기도한다. 이것은 도시에서 제법 괜찮은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로서의 우월의식이 결단코 아니다. 매년 농어촌 목회자를 사랑으로 섬기던 그 마음이 그분을 기도 속에 품게 한 것이다.
그리고 늘 기도한다. 힘들고 별 소망이 없어 보여도 꾸준히 몇 분의 농어촌 마을 성도를 섬기는 그 목회자들, 누구도 대단한 사역이라고 추켜세우지 않을 그런 목회 현장을 묵묵히 지키는 그들을 마음에 품고 기도한다.
이것은 비교적 조금은 편안한 지역에서 사역하는 모든 목회자가 가져야 할 태도가 아니겠는가. 이런 기도가 그들을 구체적으로 위로하고 섬길 기회를 가져올 것이고 그것이 한국교회에서 소외된 사역자들에게 소망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다시 엎드린다. 그리고 기도한다. 자칫 내가 섬기는 교회의 더 큰 부흥만을 기도할 수 있는 함정에 빠질 처지에서 진정한 교회를 생각하는 기도다.
다시 한번 당신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하고 싶은데 이젠 그 말조차 할 대상이 곁에 있지 않다. 그래서 막연하나마, 보람과 자부심으로 목회하지만 그래도 때때로 지치고 눈물을 흘려야 할 그 사역자들을 가슴에 품어본다. 그리고 잊지 않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