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성광교회 남성중창단이 태극기를 흔들며 평화와 통일을 희망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한세민 기자 남북 관계의 경색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짙어진 가운데, 교단과 지역의 경계를 허물고 한반도 평화와 민족의 화해를 도모하는 영적 연대의 자리가 마련됐다.
기장 광주노회 정의평화위원회가 주관하는 '8.15 남북평화통일주일 연합예배'가 8월 9일(주일) 오후 4시, 광주성광교회(박상규 목사 시무)에서 거행됐다. 지난 2017년부터 광복절 직전 주일마다 이어져 온 이 연합예배는, 분단의 아픔을 신앙적 영성으로 치유하고 평화 통일의 비전을 선포해 온 호남 지역 교계의 대표적인 평화 운동이다.
이날 예배에는 광주노회 남·여신도회 및 성도들을 비롯해 지역 정관계 인사와 교계 지도자 등이 참석해, 한반도 기류에 평화의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
◆"칼이 아닌 십자가로 이루는 참된 평화… 광주가 선도해야"윤영구 장로(광주노회 부노회장, 광주계림교회)의 기도와 위선웅 안수집사(남신도회 광주연합회장, 광주세광교회)의 마태복음 5장 9절 성경 봉독에 이어 강단에 선 박상규 목사(광주성광교회, 전 기장 총회장)는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박상규 목사가 "예수님이 원하시는 평화는 칼이 아니라 십자가로 이루신 평화다"며 "예수의 평화를 살아내는 교회가 있는 한, 이 빛고을 광주는 불확실한 세상을 선도할 세계적인 평화의 도시가 될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한세민 기자 박 목사는 설교에서 "도시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외형적인 산업이나 경제력이 아니라 그 도시가 품은 정신"이라며, "광주는 힘으로 성전을 지키려 했던 예루살렘의 길 대신, 총칼의 폭력 앞에서도 대동 세상으로 사랑을 증언했던 '5.18 정신'을 지닌 평화의 도시"라고 정의했다.
이어 박 목사는 "예수님이 원하시는 평화는 칼이나 무력이 아닌 십자가와 정의로 이루는 평화"라며, "남북이 대립하는 분단의 현실 속에서 기독교인들이 먼저 피스메이커(Peace Maker)가 되어 한반도와 지구촌에 평화의 길을 보여주는 거룩한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권면했다.
이날 예배에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박용수 민주인권평화국장 대독)의 축사를 비롯해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 정진욱·박균택·정준호 국회의원, 김병내 남구청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교회의 역할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축사를 전했다.
또한 '임을 위한 행진곡' 최초 가창자인 가객 오정묵 씨가 특별 축가로 주기도문을 불러 무대를 더욱 뜻깊게 만들었다.
김준혁 의원은 "남북 간의 평화와 공존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며 "우리가 먼저 평등과 사랑의 정신으로 준비할 때 한반도 평화의 새 시대가 성큼 다가올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한세민 기자 ◆특강 "평등과 공존의 역사 속에서 한반도 평화의 길 모색"
예배 후 이어진 2부 특강에서는 전 한신대 평화교양대학 교수이자 국회의원인 김준혁 의원이 강사로 나서 '한국의 독립과 평화에 대하여'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김 의원은 조선시대 정조와 다산 정약용의 대동 사상, 동학농민운동, 5.18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진 역사적 흐름을 짚어내며, 광주가 지닌 '평등과 공존'의 유산이 어떻게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신학적·역사적 통찰을 제시했다.
특히 국제 정세의 변화 속에서 남북 교류와 인도적 협력, 민간 차원의 평화 만들기가 지속되어야 함을 역설하며 성도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예배는 모든 참석자가 다 함께 '광복절 노래'를 합창한 뒤, 기장 광주노회장 고병국 목사(여수중부교회)의 축도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10년을 향해 가는 평화의 파수꾼 사역한편, 8.15 남북평화통일주일 연합예배는 2017년 시작된 이래 황인성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김상근 전 KBS 이사장, 박경서 전 대한적십자사 회장, 문정인 전 세종연구소 이사장, 박지원 국회의원 등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평화·통일 전문가 및 교계 지도자들을 강사로 초청하며 호남 교계의 영적 파수꾼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