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D:1}
5
목회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철저했던 고 옥한흠 목사, 그러나 가정에서는 어땠을까. 고 옥한흠 목사의 장남, 옥성호 집사는 아버지가 너무 어려워서 사랑을 표현하지 못했었다고 회고한다.
"아버지 살아계실 때 아버지 사랑한다고 한 번도 말하지 못했던 것. 그게 정말 후회가 많았어요." 서로에게 단 한 번도 사랑한다고 말해본 적 없는 아버지 옥한흠 목사와 아들 옥성호 집사.
집에서도 언제나 가정보다는 교회 생각뿐이었던 아버지였기에 어린 시절 아들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존재감이 없었다.
"아버지가 미국에서 공부하는 3년동안 어머니와 형제들은 시골에서 살았었고, 또 서울에 와서는 교회 개척하면서 정신이 없으셨고, 실제로 함께 산 기억은 중고등학교 때였어요."
아버지 때문이었을까. 옥성호 집사는 지독한 사춘기를 보냈고 젊은 시절엔 기독교에 회의를 느끼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는 너무 유명한 아버지가 짐이 되기도 했다.
"1학년 첫 시간에 담임선생님이 ''옥성호가 누구야?'' 찾더라고요. ''우리 부인이 너네 아버지 교회에 다닌다''며 그 때부터 저를 특별관리(?)하신다고 했어요. 유명한 아버지가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옥한흠 목사 아들이 이렇게 행동해?''라는 말을 들을까봐 늘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옥한흠 목사도 여느 아버지와 다르지 않았다. 직접적인 사랑표현은 하지 못하지만, 주변사람들에게는 아들을 칭찬하고 자랑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 2003년 옥성호 집사가 현대교회의 문제를 비판한 ''부족한 기독교''가 책으로 나왔을 때, 옥 목사는 비로소 아들에게 관심을 갖지 못했던 것을 후회하며 목회의 길을 권했었다. 그 때 옥 집사는 아버지의 안타까움을 또 다른 사랑의 표현으로 느꼈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을 예수의 제자를 만들고 그들의 진로를 지도하고 조언했으면서 정작 내 자식에게는 아무것도 해준 게 없었다는 걸 후회하시면서 제게 목회자가 되라고 말씀하시고 그쪽으로 방향잡으려고 애를 많이 썼었죠."
아버지와 단 둘이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는 두 부자. 그런 아버지를 위해 손녀딸이 그려준 그림 속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그들의 깊은 사랑의 관계가 보이는 듯 하다.
최근 아버지 옥한흠 목사를 회고한 책을 펴낸 옥성호 집사는 존경받는 목회자였지만, 한편으로는 나약한 인간으로 기억되는 아버지를 여전히 자랑스러워했다.
"이 책을 읽은 어느 아버지가 아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게 되고, 어느 아들도 아버지께 용기를 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한편 옥성호 집사는 올해부터 아버지의 오랜 사역이었던 국제제자훈련원의 출판부문 본부장을 맡았다. 아버지의 철저함을 닮고 싶지 않다던 옥 목사는 그러나 아버지의 철저했던 ''성실함''은 닮아 한국교계에 꼭 필요한 출판사역을 이끌어가겠다는 기대를 밝혔다.